정 의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유로 언론 관련 손해배상 청구 시 원고 승소율이 39.4%에 불과한 것을 꼽았다. 하지만 국내 법체계는 명예훼손죄 등 피해 구제책이 마련돼 있다. 3년 전 국제언론단체와 인권기구는 "언론 행위만을 다른 불법 행위보다 더욱 엄격하고 특수하게 다루고, 비례성에 어긋나는 과도한 책임을 부과시키는 것 자체가 언론·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개정안을 공동 발의한 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최근 방송에 출연해 특정 언론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문체위에 가서 어떻게 하든 무너뜨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과정에서 대학생 딸 명의 불법 대출이 언론에 제기돼 수사를 받는 당사자로서 개정안 발의 동기를 의심하게 만드는 말이다. 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는 "진보·보수를 막론한 비판 보도가 징벌 배상 제도를 활용한 소송에 짓눌릴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갓 개원한 22대 국회는 21대 국회와 '판박이'처럼 돌아가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과반을 훌쩍 넘는 압도적 의석의 민주당은 전반기 원 구성 협상에 실패하자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고, '언론 징벌법'과 '검수완박법' 등 문제의 법안들을 힘으로 밀어붙였다. 이는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 지방선거 패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오만한 권력'에 반응하는 민심은 민주당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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