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장미 꽃잎 향기 구현한 '세포 배양체' 개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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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장미 꽃잎 향기 구현한 '세포 배양체' 개발 성공

농진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 (주)케이티 공동으로 특허 출원...식물 줄기세포 유도 기술
국내 화장품 원료 폭 확대, 부가가치 향상 기대

  • 승인 2024-06-03 16:28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4-1_우리장미_‘15R12-2’_계통 사진
향기 장미 계통 '15R 12-2' 꽃잎 모습. 사진=농진청 제공.
세계 최초로 실제 장미 꽃잎과 동일한 향기 성분을 보유한 '식물 세포 배양체(캘러스)'가 국내에서 선보였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6월 3일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주식회사 케이티와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허 출원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출처가 명확하고 향기가 우수한 한국 장미 품종을 활용해 화장품 소재화 기술 개발 연구를 해왔고, 연구는 세포 배양 추출물을 식의약품 및 화장품 소재로 개발해 판매하는 ㈜바이오에프디엔씨와 공동으로 했다.

연구진은 차아염소산소다(NaOCl) 0.5% 용액에 꽃잎을 소독한 후, 생장조절 물질을 첨가한 영양체에 꽃잎 표면을 맞닿게 하는 방식으로 세포 배양체 유도 조건을 확립했다. 이를 통해 상큼한 향을 지닌 한국 장미 '15R12-2' 계통의 세포 배양체를 유도했다.



그 결과 이 세포 배양체는 실제 꽃과 동일한 향기 성분(2-Ethyl-1-hexanol)을 최대 59% 보유했으며, 관련 유전자 4종도 안정적으로 발현됐다.

진흥청 소속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세포 배양체 12종을 증식한 뒤 생물자원으로 활용하도록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기탁했다. 또 피부보호 효능·효과 분석을 마친 꽃잎 세포 배양체 2종을 ㈜바이오에프디엔씨와 함께 화장품 소재로 특허출원했다. 특허출원명은 '향기 나는 장미의 식물 세포 배양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피부 외용제 조성물'(10-2022-0159134)이다.

성과는 2023년 국제 학술지 '플랜츠(Plants)' 게재로 인정받고 있다. 더불어 이 같은 원료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화장품 시장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최근 식물 세포 배양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황에서 희소식이기도 하다.

실제 미국 시장정보 컨설팅 기관 COHERENT에 따르면, 식물 세포 배양체와 배양체 추출물의 화장품 원료 시장 규모는 2017년 3691.5백만 달러에서 2023년 6305.9백만 달러로 증가했다.

㈜바이오에프디엔씨 관계자는 "한국 장미 품종 꽃잎의 세포 배양체를 대량 증식한 후 여기서 추출한 화장품 원료를 반제품이나 완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이영란 과장은 "앞으로 장미뿐 아니라 국화 등으로 세포 배양체 유도와 산업 소재화 연구를 확대해 우리 화훼산업의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식물의 줄기세포로 불리는 식물 세포 배양체는 식물에 상처가 났을 때 생겨나는 조직으로, 생리 활성 물질을 고농도로 함유하고 있다. 이를 화장품 소재로 활용하면, 재배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해 좋은 성분을 대량으로 균일하게 증식할 수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4-1_우리장미_‘15R12-2’_세포 배양체(캘러스) 사진
꽃잎에서 얻은 세포 배양체(캘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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