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 매몰 작업 사진. |
5월 30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충주시 안림동 3곳과 음성군 음성읍·금왕읍 각 1곳 등 과수원 5곳에서 신고된 과수화상병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도내 과수화상병 발생은 충주 27건, 제천 5건, 음성 6건, 단양 3건, 괴산 1건 등 총 42건으로 늘었다.
누적 피해 면적도 18.02㏊에 달한다.
5월 13일 충주시 동량면 한 농가에서 첫 발생 신고가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발생 건수와 피해 규모 모두 급증세다.
농정당국은 즉각 방제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충주, 음성 등 5개 시·군에서 31건, 13.42㏊에 대한 매몰이 완료됐다.
하지만 피해 면적의 73.8%에 그치고 있어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과수화상병 방제는 농약으로는 한계가 있어 환자 과수를 모두 뽑아내는 수밖에 없다.
과수 한 그루당 수확량이 300㎏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농가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농가는 "자식같이 키운 과수를 모두 뽑아내야 한다니 가슴이 미어진다"며 안타까워했다.
정부 보상금만으로는 재기가 쉽지 않은 터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농정당국은 과수화상병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다는 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앞서 긴급 현장 점검에 나선 정선용 충북도 행정부지사도 "기상 여건상 발생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농가의 적극적 신고를 당부한 바 있다.
과수화상병은 전염성이 강해 한번 발병하면 급격히 퍼진다.
사과, 배 등 장미과 식물에 잎부터 과일까지 붉은 반점이 퍼지면서 해당 부위가 마르고 고사하는 병이다.
치료법이 없어 '과수 흑사병'으로도 불린다.
기온이 올라가면 다소 주춤하지만 평균기온 15.6도 이상의 5월 초부터 6월 말까지 주로 발생한다.
농정당국은 최근 고온다습한 날씨가 병원균 확산에 부채질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발병 사태로 과일값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2015년 국내 첫 발병 이후 과수화상병은 해를 거듭할수록 피해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충청과 경기를 넘어 사과 주산지 경북까지 번졌던 적이 있다.
각 지자체는 위험주 사전 제거, 농가 교육, 약재 살포, 합동 예찰 등 다각도로 차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6월 상순 발생 정점을 넘기기 전까지 과수화상병 확산세를 잡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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