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물 조성 공사 중인 오정근린공원 현장 모습 (사진=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
대전충남녹색연합은 30일 성명을 내고 산림을 훼손하며 물놀이장과 다목적광장 등 조성하려는 대전시와 대덕구는 오정근린공원 시설물 조성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대덕구는 올해 5월 대화동과 오정동 사이에 있는 오정근린공원에 물놀이장과 다목적광장, 무장애 탐방로를 조성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마치고 공사를 시작했다.
나무숲 형태의 오정근린공원은 대전시가 '도시공원일몰제'가 시행되면서 사유지를 매입한 곳이다. 이후 시는 2022년 공원 조성계획 용역을 진행하고 2023년 결정 고시했다. 대덕구는 도시재생을 위해 정부가 지급한 지방소멸대응기금 20억 원을 오정근린공원 시설물 조성사업에 투입했다.
하지만, 공원시설물 조성을 위해 숲에 폭 5m가량의 공사 차량 진입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250여 그루의 나무가 베어지고 기존의 산책로는 파헤쳐지는 등 산림이 훼손됐다는 것이다. 시설물이 들어서면 천 그루에 가까운 많은 나무가 벌목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시설물 위주가 아닌 숲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성계획을 재수립하라는 입장이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오정근린공원은 십수 년 동안 지역주민들에게는 마을 뒷산이었고, 숲과 그 안에 깃들어 사는 야생동물들이 자연 그대로를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었다"며 "이미 잘 이용하고 있는 공간에 숲과 어울리지도 않고 산림을 훼손하는 형태로 시설물 위주로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고 예산을 잘못 사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덕구는 대화동과 오정동 주민 복지 차원에서 시설물 조성 공사는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대덕구 관계자는 "대화동에는 아이들이 문화적 향유를 할 수 있는 놀이시설도 없는 상황"이라며 "환경도 중요하지만, 복지도 중요하다. 오정근린공원은 방치된 산림처럼 돼 있어 노인, 장애인,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문화재시굴조사 등을 다 받는다"고 설명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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