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멘토-다문화 멘티 함께하며 성장하는 '행복동행 多동행'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대학생 멘토-다문화 멘티 함께하며 성장하는 '행복동행 多동행'

대전 동구-동구다문화지원센터-우송대 사회복지학과 '행복동행 多동행 멘토링 사업'
대학생들 다문화가족 자녀 직접찾아가 멘토 역할
학습지도와 일생생활 지원하며 나눔의 기쁨 톡톡

  • 승인 2024-05-30 16:33
  • 수정 2024-05-31 10:20
  • 신문게재 2024-05-31 8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힐링캠프6
4월 13~14일 1박 2일간 진행된 2024 힐링 캠프에서 '행복동행 多동행 멘토링사업' 참여 멘토와 멘티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동구다문화제원센터 제공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 소멸과 지방대 위기 극복 대안으로 '외국인 학생 유치'가 떠오른다. 합계 출산율 0.6명 시대, 부족한 0.4명을 외국인으로 채운다는 의미다. 해외 고급인력 유치를 위해서는 가족과 함께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레벨업된 정주감을 줄 수 있는 것은 대학의 역할이다.

다문화가족 학령기 자녀는 학업에 있어 동등한 출발선을 보장받기 어렵다. 여가부가 발표한 2021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이유로 '학교공부가 어려워서' 56.2%,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 55.4%로 나타났다. 대전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공부에 대한 고민은 44.5%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주당 사교육 시간은 7.64시간으로 일반 청소년 9.07시간에 비해 매우 낮다.

이처럼 자녀 교육에 관심과 열정은 있지만, 공교육으로 욕구충족이 어려운 다문화가족을 돕기 위해 지자체-다문화센터-지역 대학이 손을 잡았다. 우송대 학생들이 함께하는 '행복동행 多동행 멘토링' 사업에 대해 살펴보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멘토와 멘티의 이야기를 지면에 담아본다. <편집자 주>



결연식4
대전 동구와 동구다문화지원센터, 우송대 사회복지학과가 함께하는 '행복동행 多동행 멘토링 사업' 결연식이 5월 13일 우송대에서 열린 가운데 박희조 동구청장과 오덕성 우송대 총장이 아이들과 함께 바닥에 앉아 사진을 찍고 있다. /우송대 제공
◆멘티들은 미래를 꿈꾸고, 멘토들은 나눔의 가치와 기쁨 배우고…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게 됐지만 한글을 잘하지 못해 멘토링을 신청했다. 학습지 경험이 없는 아이가 멘토 선생님의 지도로 학습지에 흥미를 갖고 재미있게 공부하는 점이 끌렸다. 특히 부족한 한글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초등학교 교재에 있는 책을 읽어주는 독서 활동이 좋았다. 처음에는 낯설어 했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친밀함이 형성되면서 선생님이 오기를 기다리곤 했다. 아쉬운 점은 수업 1번당 2시간씩 진행하다 보니 자녀가 집중력을 오래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1시간씩 더 자주 수업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멘티 학부모 A씨>

#'아고라' 동아리를 통해 멘토링에 참여했다. 처음엔 낯을 많이 가리는 어린 친구와 어색하기도 했지만, 멘토-멘티간 친밀감과 상호작용을 통해 회를 거듭할수록 라포 형성이 됐다.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인내심을 기를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멘티와 멘티의 가족들에게 변화가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아이가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이 좀 더 수월해졌기를 바란다. 멘티의 형제자매와 공간이 분리되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수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특정 매뉴얼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멘토 순다희 학생>

#멘토링 활동을 통해 더욱 성숙해지고 자기 계발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감정관리와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할 수 있었다. 수업만을 진행하면 아이들이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효율·효과적 학습법을 고민하며 이해도를 높여 나갔다. 가끔 멘티의 부모님과 소통 문제를 겪을 때도 있는데, 번역 앱을 활용해 의사소통을 개선하려 노력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1박 2일 캠프를 통해 멘토-멘티간 신뢰를 쌓고 유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남다른 사업이라 생각한다. 또 기관에서 피드백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멘토 정찬희 학생>

#평소 아동과 청소년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다문화가정 아동과의 1대 1 학습 프로그램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참여 후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동과의 교류를 통해 그들을 깊게 이해하게 됐고,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솔직히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가 쌓였다. 언어적 문화적 차이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더 많이 배우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극복했다. 멘티가 처음으로 큰 학습 성취를 이루었을 때 멘토로서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 <멘토 채준호 학생>

#사랑의공동모금회 '천사의 손길' 후원을 받아 4월 13일부터 14일까지 1박 2일 캠프를 진행했다. 멘토링 사업 시작 전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상호작용으로 대인·사회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활동 후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줘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해 들으며 담당자로서 보람을 느꼈다. 멘토와 멘티의 일정 조율이나 다양한 학령기 연령대의 단체 체험활동이 어려워 아쉬움이 있었다. 올해는 학습 위주에서 벗어나 체험과 야외활동을 병행하고자 마을살림공작소와 협력해 숲 체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예리 동구다문화지원센터 담당자>

멘토링활동
2024 멘토링활동 모습. /동구다문화제원센터 제공
◆지자체-다문화센터-지역대학 함께하는 '행복동행 多동행 멘토링'

'행복동행 多동행 멘토링'은 대전 동구청, 동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우송대 사회복지학과(학과장 김학만 교수)가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해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는 사업이다.

기존 학습지원은 다문화 가족이 센터에 방문해 진행되는 식이었다면, 해당 사업은 우송대 학생들이 초등학교 입학전후(만 5~8세)의 자녀가 있는 다문화가정을 방문해 1대 1 교육을 제공한다.

우송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은 다문화가족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 멘티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그 과정에서 멘티와 멘토 모두 성장하게 된다.

앞서 5월 13일 우송대 우송관 4층 강당에서 박희조 동구청장과 오덕성 우송대 총장을 비롯해 다문화가족과 멘토 학생 등 9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연식을 가졌다. 11월 말까지 멘토 30명과 멘티가정 30가구 결연을 통해 생활지도와 학습지원을 하게 된다. 멘토가 일주일에 한 번 다문화가족의 집을 방문해 2시간 씩 10회에 걸쳐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양병준 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센터에서는 앞으로 계속해 다문화가족의 청소년 자녀들이 늘어남에 따라 진로탐색과 취업지원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다문화 아동·청소년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우송정보대 동캠퍼스 국제경영센터E2 803호에 위치한다. 다문화 가족지원과 성평등·인권, 사회통합, 상담관리를 기본사업으로 언어발달지원과 한국어 교육, 이중언어가족환경조성 등 특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행복동행 多동행 멘토링'과 '다!다!다! 문화체험' 등 다양한 특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4.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5.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1.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2.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3.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