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에 떨어진 북한 살포 추정 오물 풍선 모습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
29일 육군과 논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 계룡시 두마면 계룡공단 계룡IC 앞 도로에 비닐 주머니를 매달은 거대한 풍선이 내려앉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군은 화생방신속대응팀(CRRT)과 폭발물 처리반(EOD)을 현장에 출동시켜 미확인 물체를 수거했다.
풍선에 매달린 주머니에는 담배꽁초 등의 쓰레기류가 담겨 있었고, 폭발물질이나 화학물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풍선에 질소를 주입해 북에서 띄워 밤사이 북서풍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200㎞ 남짓 남하한 것으로 추정됐다.
풍선에 자루를 매달아 하늘로 띄운 물체가 육·해·공군의 지휘부가 있는 3군본부 인근에 낙하하면서 사안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날 낙하지점을 통해 풍선의 이동 경로를 추정해보면 계룡대 인근 상공을 지났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한국과 중국, 일본 정상이 모여 공동선언문을 통해 북한을 겨냥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거론했고, 이에 반발한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했으나 이마저도 실패하면서 군 내부에 격앙된 분위기에서 오물이 담긴 풍선을 띄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야간부터 북한이 다량의 풍선을 대한민국에 살포할 목적으로 하늘에 띄웠으며 29일까지 모두 150여 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대전과 세종·충남은 국가 주요 인사와 기관 등이 밀집해 국가·군사 중요시설이 최다 밀집한 곳으로 서해안 침투는 준비된 위험이라면 풍선 운반체에는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우리지역 국방 전문가는 북한이 남한의 취약한 지점을 사전에 알고 우리 군의 대응을 지켜보기 위한 전략적 도발이라는 의견이다.
최봉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지상과 해안에 대한 경계는 확실한 상황에서 우리가 어디가 취약한지 이미 파악을 하고 예상 못한 상황에 남한 사회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프로세스를 파악하기 위한 전략적 도발로 판단된다"라며 "놀라거나 불안해할 게 아니라 사안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국민과 국토 방위에 부족하고 취약한 분야가 무엇인지 따져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는 자제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병언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대표는 "남북군사합의에서 약속했던 것들이 지켜지지 않고 중간지대 없는 군사대치가 다시 반복되고 있다"라며 "남측에서 보내는 대북 전단도 마찬가지로 상대를 자극하는 것으로 비인도적이고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는 남과 북이 모두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병안·정바름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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