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벌판인 반곡동 법원·검찰청 부지 전경. 사진=중도일보 DB. |
여·야가 채 상병 특검법으로 대립했다고는 하나 5월 29일 마지막 회기일에 맞춰 주요 민생 법안을 처리할 것이란 기대는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이날 처리되더라도 개원 시점이 희망고문에 가까운 2031년 3월을 향했던 만큼, 22대 국회에서 더욱 미뤄질 공산이 커졌다.
시민사회의 한 관계자는 "지역 사회와 상권은 2021년 전·후 중앙행정기관 이전 흐름에 맞춰 법원·검찰청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했다"며 "이는 코로나19 전부터 비알티(BRT) 정류장에 표기된 '법원·검찰청 명칭', 이전 정부의 '2025년 전·후 개원 로드맵' 제시에서 비롯했다. 법사위 제1소위 통과 시점의 2031년 완공 소식도 청천벽력과도 같았는데, 아예 무산이라니 허탈하다"고 성토했다.
사진 왼쪽부터 새로운 미래 김종민(갑구), 더불어민주당 강준현(을구) 의원. 사진=중도일보 DB. |
2021년 이 법을 대표 발의한 강 의원은 5월 29 일 마지막 법사위 전체회의 무산의 책임을 국민의힘에게 돌렸다.
그는 "이번 회의는 21대 국회에서 민생·개혁 입법을 처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라며 " 국힘이 끝끝내 법사위 회의를 거부하면서 어렵게 진전시켜온 마지막 입법 완수의 기회를 완전히 뭉개버렸다"라고 규탄했다.
법원 설치법과 함께 대표적인 민생·개혁 입법으론 일명 '구하라법'을 언급했다. 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힘의 회피는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한 정치적 부담에서 비롯했다고 보고 있다.
강준현 의원은 "법사위 소위를 통과한 28개 법안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총선 심판과 준엄한 명령마저 뭉갠 것"이라며 "22 대 국회에서 민생·개혁 입법과 못다 이룬 세종시민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 국힘이 세종시민을 포함한 국민의 민생·사회 정의와 균형발전 등 국회 본연의 책무를 다하는 책임 여당의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도 이 같은 강 의원의 발언을 거들고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힘의 반대로 법사위 전체회의가 무산되면서 본회의 상정조차 못하고 (관련 법안이) 자동 폐기됐다"라며 "김도읍 법사위원장 등을 통해 정치적 이견이 없는 최소한의 민생법안만이라도 처리하자고 호소했으나 정쟁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며 "21대 국회 통과를 공언해기에 시민 여러분께 너무나 송구스럽다. 시급성은 더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는 일"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2대 국회에서 최우선 과제로 빠른 통과를 다시 약속했다. 김 의원은 "세종지방법원이 들어설 반곡동 일대는 정부 계획안과 달리 설치가 늦어지며 수년간 허허벌판에 BRT 정류장만 덩그러니 자리한 채 방치되고 있다"라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도록 하겠다. 원안인 2031년 신축과 별개로 시기를 앞당길 방안을 찾겠다. 몇 가지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5월 28일 김도읍 법사위원장(좌)을 만나 법안 통과를 호소한 최민호 세종시장(우). 사진=세종시 제공. |
최 시장은 "세종지방법원 설치는 시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지난 7일 개정안이 어렵게 여·야 합의를 통해 법안 심사 소위를 통과한 만큼, 마지막까지 지원해달라"고 했고, 김 위원장은 "21대에서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최우선 통과로 챙겨보겠다. 후임 위원장에게도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