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발단은 4일, 민원 당사자인 A씨가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던 중 추정이 불확실한 대형견에게 물려 죽었다는 주장으로부터 시작됐다.
A씨는 사건 이틀 후인 5월 6일, 구리시에 "4일 산책 중 쉬는 사이 반려견이 큰 들개(혹은 사냥견)의 공격을 받아 아치울쪽으로 도망갔고 들개가 쫓아갔다"고 최초 민원을 접수했다.
이후 A씨를 비롯한 지인들의 수십건의 추가 민원이 접수된다. 그러나 내용은 장소만 같을 뿐 대형견에 대한 특정은 조금씩 달랐다.
5월 28일, 구리시가 요약해 밝힌 추가민원 내용에 따르면 5월 8일 '4일 낮 12시30분~13시 경 사냥개 공격으로 반려견 현장 숨짐. 반려견 사라짐', 12일 '반려견 멧돼지 포획 사냥개에게 물려 즉시 사망. 물려가는 장면 목격', 13일 '사냥개가 나타나 반려견 도망치다 물려 즉시 사망. 반려견 사라짐. 아래쪽 3~4마리 개 목격' 등이다.
변화의 내용이 A씨가 6일 최초 밝힌 '들개의 쫓아감'에서 12일 '멧돼지 포획사냥개에게 물려 사망'하는 것으로 점차 변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구리시는 민원을 토대로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에 나서 A씨가 부착한 것으로 보이는 반려견 실종 전단을 발견했다. 전단에는 '용마산 시루봉 인근에서 아래로 도망감(장소: 서울시 중랑구 용마산 시루봉 인근에서 아래로 도망감)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또 '5월 5일 경 반려견을 찾는 사람이 와서 용마산 인근에서 목줄을 놓쳐 반려견을 잃어버리고 시루봉쪽으로 도망간 것을 봤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지역주민들의 증언도 확보했다.
이후 구리시는 A씨에게 '반려견 실종 사망과 관련해 사실 관계가 나타나지 않아 포획단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단순 실종에 의한 들개의 소행으로 보인다'는 답변을 보냈다.
구리시는 보낸 답변 근거로 전단지 외에도 한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찾은 게시물을 들었다. 그 곳에는 '강아지를 찾는다. 용마산 시루봉 인근에서 줄을 놓쳐 산 아래쪽 아치울길 방면으로 도망'이라고 게시돼 있었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멧돼지 포획 활동과 관련해서는 "흔적을 발견했지만 포획은 못하고 12~13시 경 철수했으며 이는 야생생물관리협회(서울시 지부)소속 회원의 활동이었고 구리시는 직접 운영이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구리시와는 관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해 구리시의 입장을 접한 시민들은 "문제가 발생한 지역이나 활동 주체가 구리시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데 근거 없는 주장으로 시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 아닌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구리=김호영 기자 galimto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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