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가 동원한 꼼수는 우리 사회에서 암암리에 통용되고 있다. 음주사고를 내고도 법망을 피하는 방법을 자문해주는 '일타 변호사'까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1일 대전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 7대를 들이받고 도주했던 운전자가 결국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피의자는 음주 사고 후 휴대전화까지 꺼놓고 잠적했다가 하루가 지난 후 경찰에 출두했다. 음주 사실을 부인하다 경찰이 식당 CCTV 등 증거를 제시하자 진술을 번복했다.
음주운전의 가장 큰 해악은 가해자와 상관 없는 사람이 사망 등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경찰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1만5059건에 달하고, 사망자는 214명·부상자는 2만4261명에 이른다.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한 해 사상자가 수만 명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음주운전 재범률도 문제다. 2022년 재범률은 42.2%로 10명 중 4명이 음주운전을 반복하고 있다.
검찰은 음주 측정 방해 등 법질서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해 형사처벌을 강화한 '김호중 방지법'을 추진하고 있다. 음주운전 사고를 재범하거나 사고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법원이 집행유예를 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 허술한 법망과 관대한 법원의 처분으로 음주운전 근절은 어렵다. 형사 처벌을 면할 목적의 추가 음주 등 법질서 교란 행위를 막는 입법과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 '패가망신'할 수 있다고 느낄 정도로 양형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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