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곡동 지방법원 부지 전경. 현재는 나대지와 표지판, 이곳을 지나는 버스정류장 만이 이 같은 사실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사진=이희택 기자. |
5월 28일 지역 정치권 및 세종시에 따르면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되는 시나리오가 실행되지 못하면서, 22대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실상 자동 폐기가 현실화할 경우, 세종법원·검찰청 설치는 2031년 이후를 바라봐야 하는 희망고문을 지속하게 된다. 이미 2020년 전·후 통과돼 현재 시점에서 반곡동 입지에 들어서야 했던 핵심 기능이기에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그동안 정부(행복도시건설청)에 의해 버스 정류장만 설치됐을 뿐, 후속 조치 없이 어두컴컴한 터널 위를 걸어왔다.
정부의 계획안과 달리 설치가 늦춰지면서, 반곡동 주변 상권은 심각한 공실에다 유치권 소송까지 휩싸여 있다. 21대 국회 문턱을 넘어도 개원 시기가 너무 늦어졌다는 하소연도 곳곳에서 들려온다.
세종법원검찰청설치추진위원회(상임대표 김해식, 이하 세법추)는 성명을 통해 " 9부 능선을 넘은 세종시 법원 설치 법안을 즉각 처리하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속히 개최하라"며 "5월 7일 여·야 합의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를 통과하고도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여 있다"고 성토했다.
세법추는 "지방법원 설치는 밖으로는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서 행정뿐만 아니라 입법, 사법을 온전히 갖추게 하고, 안으로는 사법 접근성을 좋게 해 세종 시민들의 사법 수요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모두가 21대 국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 정쟁에 의해 민생 법안이 뒷전으로 밀리는 사태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다행히 극적 타결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이날 쟁점 법안 타결이 무산되면서, 여·야 간 비쟁점 법안은 21대에서 매듭지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대 국회의 마지막 회기는 5월 29일 자정까지다.
세종 을구 강준현 의원과 갑구 김종민 의원이 22대 시작에 앞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지역사회와 환한 웃음으로 조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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