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한화이글스 전 감독.(사진=연합뉴스) |
27일 한화이글스와 대전하나시티즌 구단 등에 따르면 한화 최원호 감독과 대전 이민성 감독은 최근 저조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각 구단에 자진 사퇴를 전달했고, 구단 측도 이를 받아들였다. 양측 감독 모두 올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과 함께 리그에서의 도약을 꿈꿨으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한화는 지난 주말 SSG 랜더스와의 3연전 중 2승을 챙기며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이미 최 감독은 사퇴 의사를 밝힌 뒤였다. 대전의 이민성 감독과 같이 최 감독도 대외적으로 자진 사임으로 포장됐지만, 사실상 경질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이민성 대전하나시티즌 전 감독.(사진=대전하나시티즌 제공) |
이로 인해 기록적인 전석 매진 행렬 속에서도 팬들의 함성이 지휘 감독의 책임을 요구하는 원성으로 바뀌었고, 구단 내부에서도 이를 냉정히 검토하며 구단 지휘부를 압박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수베로 감독의 경질 이후 지난해부터 대전의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이끌던 최 감독은 내년 개장 예정인 새로운 대전의 구장을 밟아보지 못한 채 팀을 떠나게 됐다.
대전도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내걸고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순민과 아론, 김승대 등 최근까지 리그에서 활약하던 검증된 자원을 영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시즌 내내 하위권을 전전했다. 연이은 패배 속 대전 공식 서포터즈에서도 플랜카드 시위와 함께 지휘부의 사퇴와 책임을 촉구했다.
공식서포터즈 대전러버스는 "이 고난을 벗어날 수만 있다면 어떤 목소리, 어떤 쓴소리라도 내야겠다 생각했다"며 "구단은 명확한 대책을 마련하고 책임져야 할 일, 해야 할 선택이 있다면 과감하고 빠르게 결단해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한화와 대전은 선수들의 동요를 막고 어수선해진 구단을 정상화하기 위해 새로운 감독을 최대한 빠르게 물색하겠단 방침이다. 후보군으로는 신예 감독부터 베테랑 감독까지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긴 하지만 구단에서는 위기 상황인 점을 고려해 가능한 경험이 많은 감독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야구계 관계자는 "구단이 리그 최하위권으로 가라앉은 상황에서 감독 선임에 도전적인 선택을 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럴 때 있을수록 많은 경험과 능숙함을 가진 사령탑을 채택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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