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남 당진에서도 이러한 님비현상이 일고 있다. 충남도가 석문간척지에 스마트 축산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도는 당진 석문간척지와 보령·서천 부산간척지에 축산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도는 석문간척지에 6만 두의 시범모델을 구축하고 향후 사육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정주 여권과 주민 행복권이 침해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산업폐기물매립장과 많은 송전탑 등이 들어서 있는 당진 주민들의 반응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도의 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해당시설을 단순히 악취를 풍기는 혐오시설로 판단하기엔 조금 이른 감이 있다.
도는 해당 시설을 기술적 '무취'가 가능한, 여기에 안정적 먹거리 이상의 수익 창출이 가능한 스마트축산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도가 구상하고 있는 스마트 축사 건립 방식은 밀폐형이다. 일차적으로 외부로 냄새가 빠져나가지 않게 설계하며 동시에 내부로는 미생물관리부터 방역, 출입통제 등 냄새 자체의 확산을 강제적으로 막는다. 이후 바이오커튼과 바이오필터 등 형태로 내외부 공기 순환까지 제어한다. 분뇨 등 암모니아로 배출되는 악취는 관거형 상시 수거시스템으로 부패폐가 이뤄지기 전 상시 수거하게 되며 수시로 수거한 분뇨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에너지 비용절감과 축산분야 탄소저감으로 수익 창출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악취가 풍기는 혐오시설이 아닌, 주민 정주여건과 지역 경제에 도움이되는 시설로 만들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계획만으로는 주민들의 반발을 잠재울 수는 없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깬 축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꾸준한 설득이 필요하다. 정치적인 협력도 중요한 부분이며, 특히 당진 시민에게 득이 될 수 있는, 생업에 도움이 될만한 매력적인 제안도 고민해야 한다.
양복 입고 출근하는 스마트축산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양돈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도의 큰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선 먼저 단순히 님비현상이라 치부하지 말고 주민에게,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며, 축산단지 조성을 통해 지역이 발전할 것이라는 희망찬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김성현 내포본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