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숙 ETRI 지능무선액세스연구실장 |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는 매우 심각하여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2035년에는 30% 이상, 그리고 2050년경에는 43% 이상으로 빠르게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늘고 있는 노인 인구의 복지와 행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환경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그러나 저출산 심화,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노인 복지 정책을 지원할 젊은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ICT를 기반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를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6G와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를 통해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6G는 이전 세대의 통신 기술을 확대해 센싱 그리고 AI를 내장한 통신을 통해 지능적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필자는 최근 6G 기술을 통해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시하고 토론하는 국제 표준화 행사에 참석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6G를 통해 노인 복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로봇 기술과 거대 모델에 의한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향후 5년 이내 인간 수준의 다양한 휴머노이드가 출시된다. 테슬라는 사람처럼 자연스레 걸어 다니고 춤을 추며 정교한 손동작으로 빨래를 접는 휴머노이드인 '옵티머스 2'를 지난해 말 공개했다. 올 2월 미국 UC 버클리는 키 160㎝에 몸무게 45㎏, 30개 관절을 가진 휴머노이드 '디짓'의 도심 보행에 대한 성공적인 시험을 마쳤다. 미국 AI 로봇 스타트업인 피규어 AI는 아마존과 MS, 오픈AI와 협력으로 사람의 노동을 대체하는 휴머노이드를 개발 중이다. 올 3월 공개된 휴머노이드는 사람의 질문과 요청을 정확히 이해하고 답변하며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SF 영화에서 등장하던 인간과 교류하는 로봇이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6G와 인간 수준의 휴머노이드의 결합은 노인 돌봄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이 될 것이다. 6G 기술 내에서 휴머노이드가 노인의 움직임과 신체 상태를 감지하고, 이상 상태를 6G 연결을 통해 클라우드에 전달되면, 클라우드의 AI가 이상 상태에 대한 정확한 처치 방법을 휴머노이드에게 전달한다. 이로써 노인의 건강을 관리하도록 하는 서비스가 이러한 사례 중 하나다. 또한 6G 통신을 기반으로 클라우드를 통한 로봇 간 정보와 경험 공유로 휴머노이드의 지능은 더욱 진화해 가사, 건강관리 보조 이상의 다양한 노인 복지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지역 대전은 이미 2004년 국내 최초 인간형 로봇인 휴보가 개발됐다. 2017년 휴머노이드 로봇센터 개소에 이어 2023년 7월에는 비행기를 직접 조종할 수 있는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파일럿인 '파이봇'이 개발된 자타공인 휴머노이드 선진 도시다. 또한, 필자의 연구원은 6G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 및 산업화에 대한 세계적 선도 기관이다. 대전은 이미 6G와 휴머노이드의 결합으로 노인 복지를 비롯한 다양한 인류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준비된 도시인 것이다. 사람 수준의 휴머노이드가 생활 속 많은 부분에 투입돼 사람과 교류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SF 속 영화의 모습의 머지않았음을 느끼며, 우리 지역의 선진 기술들이 이를 실현할 큰 주춧돌이 될 것을 기대한다. 배정숙 ETRI 지능무선액세스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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