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22일 중앙로지하상가에 대한 경쟁입찰 공고문을 게시한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중앙로지하상가 상인 100여명이 대전시청을 항의 방문해 관계자에 대한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이상문 기자 |
대전시가 '공정'을 앞세워 22일 경쟁입찰 공고를 게시하자, 상인들은 '생존권'을 주장하며 경쟁입찰 철회를 요구하며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대전는 22일 입찰 공고문을 온비드에 7일간 게시하고 상가 내 개별점포의 사용허가권을 공유재산법 등 관련 법규에 따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중앙로지하도상가는 대전시 공유재산으로 1994년 전체 구간이 건설된 이후 30년 동안 민간(사단법인 중앙로1번가운영위원회)에서 관리 운영해 왔다. 올해 7월 5일 자로 관리협약 및 개별점포 사용허가가 만료됨에 따라 시는 관리 주체를 민간에서 대전시설관리공단으로 이관하고, 일반(경쟁)입찰을 통해 공정하고 개방적인 구조 전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입찰 물건은 현재 운영형태를 기준으로 총 440개의 개별점포다. 해당 점포의 1년 사용료를 투찰 해 최고가를 제시한 참가자가 낙찰 받게 된다. 낙찰자에게는 총 10년의 사용허가 기간이 부여된다. 대전시 관계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공유재산 사용 체제로 전환은 의미가 있다"라며 "기존 상인뿐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로지하상가 상인 150여명은 이날 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시장 면담을 요구하면서 '경쟁입찰' 철회를 강하게 외쳤다. 이날 대전시와 상인들은 서로의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상인들의 요구로 대화에 나선 대전시 담당자는 "이날 입찰공고문 게시는 7월 5일 사용허가 만료에 따른 행정절차 기간을 지키기 위해 진행했다"고 밝히면서 "이틀 전 항의 방문해 기간 연장에 대한 검토와 시장 면담을 요구해 중앙부처 협의, 타시도 사례 등을 통해 검토를 해봤지만, 기간 연장이 어렵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원하는 답을 주지 못하면 면담의 의미가 없다고 시장님이 판단하셨고, 추후 상인대표단을 통해 면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상인은 "행정절차를 진행하면서 시장 면담을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입찰경쟁 추진하기 전에 상인들에게 사전 협의 없이 졸속으로 행정을 진행하는게 맞냐. 수천명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놓고 이렇게 해도 되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전시 담당자는 "작년 12월에 등기로 안내를 했고, 2월에 2차로 점포별로 2차례 알렸다"고 답변했다.
상인들은 "대전시가 재량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가 입찰을 강행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시장이 시의회에서 불법 전전대 문제를 지적했는데 이를 직원이 허위보고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담당자는 "이틀 전에 같은 이야기가 나와 확보된 물증을 바탕으로 전전대 문제와 코로나시기 사용료 감면에 대한 집행 등에 대한 부분을 대전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상인들이 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로 인해 상인 한 명이 응급차에 실려 가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편 중앙로지하상가 비상대책위원회는 앞서 20일에는 대전시의회 로비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대전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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