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성 감독.(사진=대전하나시티즌 제공) |
21일 대전에 따르면 이민성 감독은 최근 구단 측에 팀 성적 부진으로 인한 책임을 통감하며 자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이를 받아들인 대전은 이날 이 감독과의 결별을 공식화했다.
대외적으로 자진 사임으로 포장됐지만, 사실상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대전은 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이순민, 아론, 음라파, 호사, 김승대 등 대대적인 전력을 보강했음에도,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펼치며 리그 하위권을 전전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계속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전술 도입, 신인 기용 등 다양한 변화를 줬지만, 부상으로 인해 주전급 전력까지 대량이탈하면서 동력을 잃고 말았다.
여기에 최근 팀 순위가 꼴찌로 떨어지자 팬들의 함성도 책임을 요구하는 원성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구단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며 이 감독의 자진 사임 결정을 더욱 압박했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대전의 제14대 감독으로 부임해 약 4년간 팀을 이끌며 8년 만에 1부 리그 승격을 이뤄낸 이 감독은 승격 2년 차에 정들었던 팀을 떠나게 됐다.
이 감독은 "그동안 믿고 성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밖에서도 늘 지켜보며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정광석 수석코치의 감독 대행 체제에 돌입한 대전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침체한 팀 분위기를 가다듬고 가용 가능한 자원 아래 무너진 득점력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대전이 최하위로 추락한 배경엔 올 시즌 13경기 13골에 불과한 빈약한 화력에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부상으로 인해 자리를 비웠던 선수들이 최근 하나둘씩 복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대전은 5월 25일 울산 현대를 상대로 곧바로 또다시 시험대에 선다. K리그 내 강팀 반열로 구분되는 울산이지만 유독 대전을 상대로는 수차례 고전한 바 있는 만큼, 대전이 전열을 가다듬고 활약을 선보인다면 남은 일정 동안 분위기를 뒤집는 데 큰 계기가 될 것이다. 승격 2년 차 지독한 슬럼프를 겪는 대전이 원정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다시금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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