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정부청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현재 거대 양당 지도부가 이와 관련해 직접적 입장표명을 한 것은 없다.
하지만, 과거 개헌 정국에서 양당이 취했던 스탠스를 반추해 보면 민주당과 국힘이 행정수도 개헌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대체적인 관측이 가능해 보인다.
개헌 정국이 열렸던 것은 전(前) 정부 집권 초반인 2018년 초로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이다.
당시 여야는 1987년 체제 극복을 위해 헌법개정·정치개혁 특별위원회(헌정특위)를 가동 개헌을 추진하고 있었고 수도조항 신설 여부도 개헌 테이블에 올랐다.
민주당은 처음에 '대한민국 행정수도는 세종시로 한다'라는 조문을 검토하고 있었다. '세종시=행정수도'를 헌법에 명문화 함으로써 이 사안이 정권 교체 및 국회의석 변화에 구애 받지 않고 불가역적 헌법 지위를 얻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정부 개헌을 발의하면서 '대한민국의 수도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라는 법률위임론으로 선회하자 민주당 입장도 이같이 선회했다.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으로 가는 과정에서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는 개헌안 보다 과반수 이상 동의만 있으면 법적 근거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전략적이라는 당시 당정(黨政)의 판단이 깔린 것이다.
2018년 당시 자유한국당 간판을 내걸고 있던 보수진영 지금의 국민의힘 역시 자체 개헌안에서 수도조항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내용의 헌법재판소 결정을 헌법에 명시하되, 법률을 통해 수도의 기능 가운데 일부를 다른 도시로 이전할 수 있는 길은 열어두기로 했다.
헌법 조항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여지를 남겨두긴 했지만, 2004년 헌재의 신행정수도특별법 관습법 위헌 판결을 답습했다는 점에서 당시 충청권으로선 다소 실망스런 내용이었다는 견해가 많았다.
다만, 이로부터 6년이 지나 당 지도부가 바뀐데 다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당내 공감대가 높아진 만큼 또 다시 개헌 정국이 열린다면 국민의힘 입장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이 세종시 제2집무실 설치를 추진하고 있고 국민의힘이 지난 4·10 총선에서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점을 감안하면 행정수도 개헌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할 것이란 관측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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