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두타기술 대표 |
사실 드론이란 용어는 기술적인 용어라기보다는 일반인들에게 익숙해진 관용적인 명칭이었는데 이제는 공식 명칭이 됐다. 약칭 드론법에선 '드론이란 조종사가 탑승하지 아니한 상태로 항행할 수 있는 비행체'로 무인비행장치나 무인항공기 그리고 원격.자동.자율 등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방식에 따라 항행하는 비행체로 정의된다.
어느덧 우리 곁에 자리 잡은 드론과 대전은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을까? 대전에는 모두가 알다시피 수많은 군 관련 연구소가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연관부서부터 시작해 우주항공의 대표적인 연구소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한국 에너지연구원 등 모두 드론기술 개발과 많은 연관성을 갖는 사업들을 수행했고, 지금도 활발히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연구소와 협업을 하는 대학과 대.중소기업도 대전에 상당히 많이 분포했다. 이 같은 지역의 강점을 살리고자 최근엔 대전시도 연구소 위주나 군 위주의 사업으로 진행되던 드론산업에 함께 뛰어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방위사업청이 지정하는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이 있다. 2022년 6월에 선정된 해당 사업을 통해 대전에선 490억 원 규모의 드론 기술 개발 사업이 국비의 지원 속에 5년 간 펼쳐질 예정이다. 1년 반이 지난 현 시점에서 다소 사업의 추진이 부진한 측면이 있지만, 남은 기간 동안 정말 의미 있는 사업추진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후속 사업기획에도 시가 관심을 기울여주길 기대해 본다.
다만 안타까운 점도 있다. 올해 3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표 드론 전시회 '드론쇼코리아'를 다녀오며 느낀 점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는 드론쇼코리아엔 매년 다수의 대전 소재 기관과 기업, 연구소가 참여한다. 이번 행사에서도 어김없이 전시회의 절반 가까이를 대전에 위치한 기업과 연구소들이 꾸며냈으며, 관람자들의 상당 수도 계룡대와 자운대 소속의 군인들이었다.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대전의 드론 산업을 전국에 성공적으로 홍보했다는 뿌듯함도 잠시 마음 속 한 구석엔 아쉬움이 생겼다. "왜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전시를 하고, 관람을 해야하나?"라는 의문이 들면서다. 드론 산업이 대전의 대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는 이를 홍보하고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현재로서는 너무도 부족하다는 뜻이다.
물론 지역에서도 올해 6월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첨단국방산업전'과 같은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행사의 성격 상 드론쇼코리아와 같이 드론만의 매력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드론 산업은 이제 명실상부한 대전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지역에서도 발사체, 위성탑재체, 관제, 드론, UAM(Urban Air Mobility), AAM(Advanced Air Mobility) 등에 초점을 맞춘 전시회가 열리길 바란다. 특히 DCC의 전시공간과 함께 갑천지역까지 야외 전시공간까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면 전국은 물론 세계에서 주목할 수 있는 값진 전시회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드론산업 전시회가 성황리에 펼쳐진다면 1993년 엑스포와 같이 대전의 대표 MICE 행사로 발전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체계적인 브랜딩화를 통해 회의(meeting), 포상 관광 또는 인센티브 여행(incentive tour, incentive travel, 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 등 4개 비즈니스 분야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 의전, 숙박, 놀거리, 국제회의, 투자상담회, 바이어 미팅 등을 지역에서 활성화시킬 수 있다면 대전은 돈이 넘쳐나고, 사람이 넘쳐나고, 흥이 넘쳐나고, 미래를 꿈꾸는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동국 두타기술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