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원기 경제부 차장 |
여기서 성심당 대전역점이 큰 역할을 한다. 대전이란 지역을 다시 한번 찾을 수 있도록 빵을 전국으로 전파하는 요충지다. 지역엔 본점과 다른 지점도 있지만, 집에 갈 때 손쉽게 빵을 살 수 있는 대전역점이 중요하다. 지역 경제 가교 역할을 하는 대전역점이 까딱하면 사라지게 생겼다.
성심당 대전역점은 2016년 코레일과 임대차 계약을 통해 영업 중이다. 당시엔 월 수수료가 2000만 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1억 원까지 올랐다. 올 4월 계약이 만료됐다. 코레일유통이 새로운 계약 조건을 내걸며 월세 4억 4100만 원으로 올렸다. 해당 금액은 성심당 대전역점 월평균 매출액인 25억 9800만 원의 17%다. 4억 원이 넘는 월 수수료를 내며 장사할 이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코레일유통 측이 내걸은 경쟁 입찰은 두 차례 유찰됐다. 유찰되면 월 수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월 매출액을 10% 깎아 총 70%까지 낮아지게 된다. 현재 월 수수료로 적힌 금액은 3억 5300여만 원이다. 이번 경쟁입찰에서 성심당은 이전과 같은 1억 원을 써냈다. 이번에도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코레일유통이 장사가 잘 되는 성심당을 겨냥한 건 아니다. 공공기관 성격상 내부 규정대로 할 수밖에 없어서다. 17%가 최소한의 비율이다. 다른 역에 입접한 모든 업체도 최소 수수료율로 월 매출의 17%를 적용한다. 성심당은 응찰 업체가 없으면 최대 6개월까지 매장 운영을 연장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10월까지 운영한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지역이 잠잠하다.
앞서 비슷한 사례가 부산역에서 있었다. 삼진어묵 부산역점은 이 어묵을 구매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 2017년 코레일유통은 매출액을 대비해 월 수수료로 3억 원을 제시했었다. 삼진어묵은 결국 점포를 철수했다. 당시 부산 시민단체는 강력하게 반발하며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등 행동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지역에선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정치권도 잠잠하고 수많은 시민단체도 조용하다. 움직임이 필요하다. 기업 입장에서 수수료를 놓고 공공기관과 분쟁하거나 관련 문제를 이슈화하기 부담스럽다. 더 늦으면 지역 경제 오작교인 성심당 대전역점이 무너진다. 방원기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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