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데, 총선에 참패한 한 전 위원장은 ‘총선 백서’ 논쟁으로 대표 출마론이 힘을 받고 있는 반면 이 대표는 국회의장 선거 후 연임 가도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월 22일 사무총장인 장동혁 보령·서천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장동혁 후보 선거사무소 |
총선 참패 후 사퇴한 후 윤석열 정부의 정책 현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건 처음이다. 앞서도 여러 인사와 만나는 등 전당대회를 앞두고 몸을 푸는 행보를 보여왔다.
한 전 위원장은 최근 '당원투표 100%' 경선이라는 현행 룰에 따른 차기 당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고, 사무총장으로 한 전 위원장과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장동혁(충남 보령·서천) 원내수석대변인도 "민심이 부르면 거부할 수 없다"며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에 '총선 백서' 논쟁까지 맞물리며 출마설이 힘을 받고 있다. 총선 백서 논쟁은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는 백서에 한 전 위원장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론을 기술하는 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당내 논란이다. 불을 지핀 이는 조정훈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으로, 그는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둘 다 (패배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사이에서는 가만히 있으면 총선 패배의 책임을 모두 뒤집어쓸 수 있는 만큼, 전당대회를 통해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한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가 5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동안 친명 체제는 4·10 총선에서 비명 인사들이 공천에서 줄줄이 탈락한 후에도 선거에서 승리하고, 박찬대 원내대표까지 선출하는 등 사실상 ‘친명 천하’였다. 하지만 국회의장 선거에서 이른바 ‘명심’을 얻은 추미애 당선인 선출을 위해 2명의 후보까지 사퇴했지만, 비명으로 분류되는 우원식 의원이 선출되면서 반전됐다.
당 안팎에서는 친명 체제로는 차기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가 어렵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윤석열 정부 심판론 등 정부와 여당에 대한 반감이 총선 압승을 주도했다는 시각이 우세한 반면, 이 대표의 리더십에 후한 점수를 주는 분위기는 아니다. 국회의장 선거 결과에 따라 '명심 불패' 공식이 깨진 만큼 비명계가 결집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런 측면에서 여의도 정가는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추도식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용진 의원 등 비명계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당장은 친명에 맞서 결집할 구심점이 없는 비명계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봐야 한다.
당내 충청권 인사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고, 분위기가 예상보다 강한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전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표에 맞서서 비명계 지지를 이끌어 인사가 나타날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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