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민 건강 책임지는 마을 주치의 주민들 '큰 환영'

  • 전국
  • 광주/호남

화순군민 건강 책임지는 마을 주치의 주민들 '큰 환영'

  • 승인 2024-05-13 15:51
  • 오우정 기자오우정 기자
1_ 사진1(마을 주민을 진료하는 모습)
전남 화순군 마을 주치의들이 주민들을 진료하고 있다./화순군 제공
전남 화순군 군민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마을 주치의가 주민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13일 화순군에 따르면 한적한 시골에는 청년들이 떠나고 어르신들만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구복규 군수가 어르신들의 건강을 직접 살피고 돌보고 싶은 효의 마음으로 마을 주치의 사업을 민선 8기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지난 2022년 7월부터 시행해 3년 차에 접어든 지금은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으로 정착했다.

시골 마을에서 어르신들이 병원 한번 가려면 큰 결심을 해야 한다. 핸드폰 앱으로 버스 도착 시간을 편하게 알 수 있는 도시와 다르게 시골버스 운행 시간은 알기조차 어렵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무작정 집을 나서 버스를 기다린다. 하염없이 기다려도 소식이 없는 버스를 인내를 가지고 계속 기다리든지, 아니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든지. 시골 마을에서 이런 일은 부지기수다.

이에 화순군보건소는 13개 읍면 경로당 426개소로 어르신들을 찾아가기로 결심하고 의사·한의사·치과의사 등 보건 인력으로 26개 팀(보건소 1, 보건지소 12, 보건진료소 13)을 편성해 주 1회 마을 경로당을 찾아가 진료·상담·검사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진료 및 상담, 혈압, 혈당 등 기초 검사를 진행한다. 기초 검사는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백아면 맹리 김 모 씨는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는 분인데 혈압 검사에서 높게 측정됐다. 시간 간격을 두고 검사해도 결과가 높았고, 양팔의 혈압도 40mmHg 이상 차이가 나서 병원으로 연계했다. 어르신은 혈관이 막혔다는 소견에 따라 즉시 혈관 확장 시술을 받아 위급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치매 검사 결과에 따라 2차, 3차 진단검사 비용까지 지원되니 일석삼조다.

나이가 들어가면 이곳저곳이 아프면서 점점 통증과 친숙해지는 경향이 많다. 비가 오지 않아도 삭신이 쑤시니 어르신들이 파스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이에 마을 주치의는 통증 완화를 위한 물리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기압 치료로 뭉친 다리를 풀어주고, 초음파 치료로 몸을 따뜻하게 해서 통증을 관리해 준다.

마을 주치의는 경로당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주민의 가정도 방문한다. 마을에는 골절, 고령 등으로 경로당에 나오는 것도 힘들어하는 분이 계신다. 이럴 때는 마을 주치의가 거동 불편 주민의 가정으로 직접 찾아가서 건강을 살피며 촘촘하게 관리하니 주민 만족도가 높다.

화순읍 앵남리 정 모 씨는 와상환자로 거동이 불편하다. 마을 주치의 사업으로 가정 방문 시 엉덩이 부분에 욕창이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바로 욕창 치료에 돌입했다. 정기적으로 욕창을 관리하고, 욕창이 더 심해지지 않게 주기적인 자세 변경, 피부 청결 등에 대해 보호자 교육을 진행, 주치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게 다가 아니다. 보건진료소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노인 정서안정 프로그램은 마을에서 제법 인기가 높은 편이다. 각종 문화 혜택 등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세라밴드 체조, 그림 그리기, 노래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13개 보건진료소에서 13개 마을을 대상으로 월 2~3회 진행한다,

지난 4월에는 어르신들과 함께 반려식물을 심었다. 어르신들이 가꾸기 쉬운 목마가렛, 시클라멘, 임파첸스, 스파트필름, 카랑코애 식물을 직접 화분에 심으면서 소탈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르신들이 한결 즐거워했다.

지난 2022년 사업 초기에는 13개 보건진료소 모두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은 아니었으나 혈압, 혈당 검사에 익숙했던 간호사들이 어르신들을 잘 돌보고 싶은 마음에 발 벗고 나서며 지금에 이르게 됐다.

박미라 보건소장은 "2024년 보건소 비전은 누구도 소외 없는 건강 화순 실현"이라며 "화순군보건소가 주민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화순=오우정 기자 owj66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1.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2.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3.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4.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5.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