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전국 시도지사들이 올해 초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6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만약 이 시기를 놓친다면 제9회 지방선거 체제로 본격 돌입하는 내년 중순부턴 정치권의 정략적 셈법에 휘말리면서 이 사안이 삐걱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2022년 20대 대선에서 공공기관 제2차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취임 이후엔 국가균형발전 정책 컨트롤타워인 지방시대위원회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를 주축으로 공공기관 제2차 이전 추진을 위한 실무 작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취임 2년이 지난 현재 이 정책 추진은 하세월이다.
국토부는 올 연말까지 제1차 공공기관 이전의 성과와 보완과 관련된 용역을 진행한 이후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어서 언제쯤 이 사안이 본궤도에 오를지는 오리무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국민에 약속한 공공기관 제2차 이전이 순조롭게 이뤄지기 위해선 2024년 말에서 2025년 초 이른바 '4말 5초'에 로드맵을 확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공기관 제2차 이전 시행 및 완료 시기, 이에 대한 기대효과, 예산 추계, 나아가 대략적인 시도별 이전기관 등이 윤곽을 드러내야 만 윤석열 정부 내에서 이 정책이 추진될 것이라는 국민 신뢰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4말 5초' 시기를 또 놓친다면 내년 중순부터는 정치권이 2026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지방선거 체제로 돌입하기 때문에 공공기관 제2차 이전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
공공기관 제2차 이전에 대한 가이드라인 업이 지선 정국으로 돌입할 경우 일각에선 이 사안이 정략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여야가 지선에서 승리할 경우 특정 기관을 특정 지역에 유치하겠다는 식의 선심성 공약이 남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각 시도지사는 물론 기초단체장 후보까지 우량 기관을 저마다 자신들의 지역으로 끌어가려는 유치전이 과열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해 정책 추진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제2차 이전을 총선 이후로 미뤄놓은 이유 가운데 한 가지도 바로 이와 같은 문제 탓이다.
때문에 대선 공약 이행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선 올 연말에서 내년 초 윤석열 정부가 이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설득력이 커지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 제2차 이전과 관련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도 "이것을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지역 맞춤형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역과도 계속 협의해서 빠른 시일 내에 계획을 짜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4년 전 각각 대전역세권과 연축지구, 내포신도시가 각각 혁신도시로 지정됐지만, 정부 정책추진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공공기관 이전이 전무 한 '무늬만 혁신도시'로 전락해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