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처럼 진정성에 따라 메시지가 빛나거나 퇴색하는 것도 드물다. 지역 주도의 발전과 책임 있는 지방분권도 정부 의지가 약하면 빛 좋은 개살구처럼 될 뿐이다. 도로와 철도 등 교통 접근성 향상은 균형발전 행보로도 기준 삼아야 한다. 충청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이 그렇듯이 철도 지하화 사업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사업성 차이로 재단해선 안 된다.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과 의료개혁에서도 지역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육과 의료는 정주 여건 개선의 핵심이 된다.
국토를 골고루 활용한다는 것은 물리적인 공간 개념만을 지칭하진 않는다. 수도권 일극 집중 해소가 핵심이다. 이것은 또한 지방소멸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지름길이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균형발전 관련 정책들이 낙제점 수준이라는 일부 설문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양극화가 이대로 방치된 채 지역 잠재력을 키우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는 힘들다. 지속가능한 대한민국도 멀어진다.
실천의 문제인 균형발전은 시대정신이며 그 자체가 민생과 경제다. 수도권 집중은 수도권을 포함해 심각한 저출생의 한 원인이다. 출산율 1.0 회복 등 실효성 있는 인구 해법이 들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총선 전에 국토 면적이 일본의 4분의 1, 미국의 100분의 1(약 98배)임을 거론한 적 있다. 그때도 수도권을 제외하면 운동장을 제대로 못 쓰는 축구라며 비슷한 균형발전론을 폈다. 공간적 정의 구현으로 이룬 지역 발전, 이를 통한 국가 경제 재도약이 축구장을 넓게 쓰는 좋은 경기처럼 실현되면 얽힌 매듭은 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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