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법원 설치는 여야가 큰 이견을 보이지 않았지만 법안 처리는 21대 국회 내내 미뤄졌다. 21대 국회 임기 초인 2020년 6월과 2021년 3월 발의된 법안은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태였다. 세종법원 설치는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명분 외에도 도시 규모 확대와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로 사법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실적인 타당성을 갖췄다. 지역민의 열망은 21대 국회 임기 끝자락에서 마지막 절차만 남겨둔 셈이다.
'세종법원 설치법'이 국회 통과를 눈앞에 둔 것은 세종시민의 열망과 지역 정치권의 법안 발의 및 중앙정치권 설득 노력, 취임 직후부터 수차례 법원행정처장을 면담하며 협조를 구한 최민호 시장의 분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법원이 먼저 세종법원 설치를 국회에 제안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힘을 실어준 것도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서 폐기될 위기에 처했던 세종법원 설치법을 살린 요인이다.
세종법원 설치법이 법사위 소위 문턱을 넘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최근까지 정치권 일각에선 세종법원 설치법 처리가 21대 국회에서 무산될 경우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해 연내에 통과시키자는 말이 나도는 터였다. '채 해병 특검법' 처리와 22대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싼 정치권의 혼란은 자칫 세종법원 설치법 처리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정치권은 정파를 떠나 세종법원 설치법이 이달 말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때까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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