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가격 급등이 공영 도매시장 탓만은 아니다. 하지만 생산자에서 산지 유통인(산지 시장), 도매시장과 중도매인, 소매인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의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지 않을 수 없다. 농산물은 도매시장 경유율이 높고 유통경로가 길다. 여기서 유통비용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수급 조절, 생산자와의 사전적 수급조절체제를 손봐야 한다. 도매가격의 변동성을 어느 한 가지로 줄일 여건은 아니다.
공영 도매시장도 신규 법인을 공모제로 선정할 만큼 스스로 변화를 요구받는 상황이란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중소농에게 운송 비용이 높고 가격변동이 심해 안정적 출하처가 되지 못하는 것도 보완할 부분이다. 성과가 부진한 법인의 지정 취소를 의무화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 개정은 정부가 밝힌 계획이다. 기존의 도매법인 재지정 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긴급 농축수산물 가격안정자금을 무제한, 무기한 투입하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법이다. 계절성, 부패성, 비균질성 등의 농산물 특성상으로도 그렇다.
유통구조 개선과 생산 경쟁력 제고 등 결국은 종합적으로 어우러질 문제다. 자연재해 피해를 최소화한 품목별 관리와 기후위기에 강한 품종 육성, 스마트팜 활성화도 공급 안정화와 가격 상승 완화에 기여하게 해야 한다. 정부가 제시한 온라인도매시장에는 농산물값 급등 억제의 단서가 들어 있다. 공영 도매시장과 무한경쟁하면 유통 효율성이 높아질지가 변수지만 말이다. 농수산물 가격은 물가의 기본을 이룬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로 둔화했지만 체감하기 힘든 것은 높은 농수산물 가격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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