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우리아이 잘먹이면 키도 잘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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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우리아이 잘먹이면 키도 잘클까?

대전우리병원 소아성장발달센터 노수진 전문의

  • 승인 2024-05-03 13:37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노수진11
대전우리병원 노수진 소아성장발달센터 진료원장
가정의 달 5월, 어린이날과 함께 어버이날이 있어 가족들이 모이고 즐거운 식사와 담소를 나누며 마음을 나누는 달이다. 오랜만에 본 손주에게 할머니는 사랑이 가득 담긴 고봉밥과 함께 많이 먹어야 많이 큰다고 하실 것이다. 여기서 의문점이 영양섭취가 늘어난 최근 과거보다 아이들의 키가 커졌을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전우리병원 소아성장발달센터 노수진(재활의학과전문의) 진료원장을 통해 영양 증가와 성장 관계를 파악해본다.<편집자주>

대한비만학회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남자의 경우 2012년 10.4%에서 2021년 25.9%, 여자는 2012년 8.8%에서 2021년 12.3%로 각각 2.5배, 1.4배 증가했다. 이 결과는 어렸을 때 과도한 영양섭취에 따른 비만이 성인이 되어서도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며 비만에 따른 여러 합병증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많이 먹는 것, 많이 주는 것이 미덕이었으나 지금은 어떨까? 과거에 비해 요즘 음식의 영양가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고칼로리이다. 과거에는 육류와 같이 고칼로리의 음식이 비교적 많지 않았고, 있다고 한들 섭취의 빈도수가 많지 않았으나 지금은 고칼로리 음식을 하루에도 몇 번씩 섭취가 가능하여단 한 번의의 고칼로리 음식의 섭취만으로도 일일 권장칼로리를 초과할 수도 있을 정도이며 많이 먹었으면 많이 움직인다면 문제가 없지만 학교수업 이외 학원, 과외, 온라인 학습 등으로 자녀들의 활동량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어졌다.

최근 다양한 연구에 따라 소아비만은 성인이 됐을 때 성인병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키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성조숙증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성장기에 비만이 되어감에 따라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높아지고, 초기에는 키가 잘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숙이 빨라지는 만큼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되고 결국, 성장호르몬 불균형으로 키가 자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키 성장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결국, 비만은 체내의 호르몬을 교란하게 시켜서 성조숙증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과도한 체내 지방이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성조숙증에 발생하여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키 성장이 멈추기 때문에 부모님들의 꾸준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 아이가 소아비만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있는데 성인의 비만 진단과 마찬가지로 소아비만을 진단할 때도 '체질량지수(BMI)'를 사용하는 것으로 체질량지수란 검사자의 몸무게(kg)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성인의 경우에는 BMI가 25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진단하게 되나 소아청소년에서는 연령에 따라 키와 체중, 신체의 변동이 있기 때문에 체질량지수를 쉽게 적용할 수 없어 2세 이상의 소아청소년 비만을 진단할 때는 연령별, 성별 체질량지수 백분위수를 사용하게 된다. 성별, 나이를 기준으로 백분위수가 85~94.9라면 과체중, 95 백분위수 이상은 비만에 해당하며 성장기 자녀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후에도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으며 비만의 합병증으로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과 관절질환 같은 만성질환으로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성장기의 비만은 성조숙증발생 확률이 높아지고 성조숙증은 키 성장을 저해하는 원인인 만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나 비만을 치료한다고 다이어트를 위해 굶게 되면 영양수급의 문제가 발생하여 키도 안 크고 건강도 나빠질 수 있다. 성장기 비만 치료를 위한 다이어트는 유산소 운동이 최고인데 이때 유산소 운동은 조급한 마음에 격렬한 운동 보다 꾸준한 운동이 키성장과 성장발달에 더 유리하다.

지치지 않고 꾸준한 운동을 위해 운동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유도가 필요한데 줄넘기, 자전거 타기, 수영, 달리기 등이 좋으며 부모님과 같이 운동을 하거나 친구들과 같이 놀이의 개념으로 운동을 하게 된다면 최고의 운동이 될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할 때 주의할 점은 고도비만인 아이들은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무리가 가서 관절염이나 스트레스 골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체중 부하 되지 않는 계단 오르기, 자전거, 수영, 걷기 등을 하루 30분씩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성장기 비만 치료에 있어서 부모님들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운동의 대상인 아이에게만 인내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가족 전원이 아이에게 맞춰 생활패턴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가족의 식습관이 고기나 패스트푸드를 좋아하거나, 지나치게 과식을 하거나, 야식을 자주 먹거나 외식을 자주 하였다면 가족 모두 식습관을 개선하여 같이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이며 일정시간에만 식사를 하고 TV시청이나 휴대폰 사용시간을 줄이고 야식을 줄이는 등 가족 모두 노력하지 않으면 치료가 어렵다.

그리고 비만의 아이들의 경우 친구들 사이에서 외모에 대한 열등감이나 소외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많은 대화와 함께 같이 노력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며 점점 변해가는 자녀의 모습을 칭찬하며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부모의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가족 모두가 동참하기에 온 가족이 함께 온종일 먹은 음식의 종류와 양, 장소, 시간, 감정상태, 자세 등을 기록하는 식사 일기나 하루 동안 실시한 운동량을 기록한 운동일기를 쓰고 미진했다면 독려하고 초과했다면 칭찬하는 등 가족 전체의 계획이라는 점도 아이에게 동기를 부여하는데 도움이 된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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