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대 한국은행은 부총재는 2일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번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파월 의장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고 하면서도 디스인플레이션과 금리인하를 위한 확신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면서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주요국 경제지표 발표 등에 따라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적기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역시 물가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이 깊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전년동기대비) 2.9%로 집계됐다. 3개월 만에 3%대에서 2%대로 내려왔지만, 과일류 물가 상승세 등에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월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이처럼 물가뿐만 아니라 환율 불안까지 겹친 만큼, 미국과 벌어진 금리 격차를 더욱 벌리면서까지 먼저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3일 예정된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11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도 미 연준과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는 분위기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까지 휘발유 가격이 그나마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억제했는데, 이제 유가가 오르면 물가는 더 안 떨어지고 금리 인하 시점도 늦어질 것"이라며 "미국은 9월, 우리는 11월 정도에나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인협회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도 "시장에서 미국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컨센서스(평균적 기대)가 형성됐지만, 늦춰질 개연성도 있다"며 "한은은 미국을 보고 10~11월 인하할 수 있지만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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