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간식비가 4400원으로 인상됐지만 오히려 질은 떨어졌다. 사진은 4월 아이들에게 제공된 간식 일부. 학교돌봄터 운영위원회 제공 |
돌봄터 아이들 30명이 나눠먹어야하는 분량 . 학교돌봄터 운영위원회 제공 |
1일 대전교육청과 학교돌봄터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4월 24일 유성구에 위치한 A초등학교 학교돌봄터 참여 아이들의 간식이 부실하다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제기됐다.
3월까지 4000원(지원금 2500원·학부모 부담 1500원)이었던 학교돌봄터 하루 간식비는 업체의 요구로 4400원(지원금 2500원·학부모 부담 1900원)으로 인상됐다. 학부모들은 400원이 인상됐는데 간식의 질이 유지는커녕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A초교 학부모들은 상한 딸기, 딱딱하게 굳은 떡 등 아이들이 먹을 수 없는 간식과 인원수 대비 턱없이 부족한 간식이 제공되고 있었다며 개선과 사안 조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긴급회의를 열고 검수가 제대로 이뤄지기 전까지 업체로부터 간식 공급을 중단하고 간식을 개별적으로 준비하기도 했다.
A초교 학교돌봄터는 대전교육청이 학교 공간을 유성구에 제공하고 유성구가 위탁기관을 선정해 아이들을 돌보는 구조다.
대전교육청과 협력하는 대전 유일 학교돌봄터로 112명의 학생을 수용하고 있다. 2024년부터 대전교육청의 예산 지원이 확대됐지만 간식 부실사태를 통해 운영·관리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대전교육청은 예산만 지원할 뿐 위탁업체 선정과 관리·감독 권한은 없다는 입장이다. 유성구는 간식 업체 선정 등 업무를 위탁기관에 전적으로 이관하면서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급·간식 부실 사태를 야기한 것이다.
유성구는 학교돌봄터 간식 제공 실태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돌봄터 관계자, 학부모, 유성구 관계자 등이 포함된 채널을 개설하고 동시에 매월 말 돌봄터의 보고를 받지만 관리 감독은 미흡했다. 매일 채널에 보고됐던 간식 현황이 3월부터 띄엄띄엄 보고됐음에도 유성구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간식 제공 업체가 유성구의 관리 감독이 허술하다는 것을 이용해 부실한 간식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성구는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 A초교를 비롯해 유성구 소관 10개의 돌봄교실 전수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유성구 관계자는 "운영체계에 대한 문제를 면밀히 살피고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발생한 사항에 최선을 다해서 행정지도, 전수조사를 통해 위법사항을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업체선정 등 관리·감독 권한이 없어도 예산도 투입되고 아이들 먹는 문제인데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유성구와 긴밀히 협력해 질 높은 돌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간식 부실 사태 관련 해당 업체 측의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오현민 기자 dhgusal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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