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재가동에 반대하는 환경시민단체 회원들이 금강 한두리대교 아래에서 천막농성을 벌인다. (사진=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
'보 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상강 시민행동'은 4월 30일 세종시 한두리대교 아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물정책 정상화를 촉구했다. 세종보는 세종시 명물로 자리잡은 이응다리에서 하류 2.6㎞에 위치한 금강의 물막이 시설 중 하나다. 물막이 가벽을 세우거나 접을 수 있는 시설로, 2018년 1월 수문을 완전히 내린 이후 지금까지 가동을 멈춘 상태다. 환경부는 2023년 11월 보 재가동을 위한 정상화 사업에 착수했고, 수문을 세워 그 안에 물을 가둘 수 있도록 유압실린더와 배관을 교체·점검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최근까지 공사와 작업이 이뤄지던 세종보에서 가물막이를 철거하는 중으로 정비를 마쳤고, 세종보가 조만간 가동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세종 환경운동연합, 정의당,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YMCA 등은 금강·낙동강·영상강 3개 강 유역 87개 단체가 2023년 12월 '보 철거를 위한 시민행동'을 발족하고 공동행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 철거를 위한 시민행동'은 "녹조와 수질 악화로 몸살을 앓던 금강에 세종보를 가동 중단하면서 모래와 자갈, 여울이 드러나고 식생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어렵게 회복했다"라며 "이제 세종보를 재가동하면 수년간 회복된 금강은 다시 훼손되고 산란을 위해 터 잡은 물떼새 둥지들은 그대로 수몰되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문 개방 이후 녹조는 사라지고 수질은 개선됐으며, 자연성이 회복되어 강을 떠났던 생명이 돌아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라며 "세종보 재가동 추진을 당장 중단하고 흰수마자, 흰목물떼새, 수달과 고라니가 사는 생명의 강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환경·시민단체는 세종보에서 600m 상류 한두리대교 아래 하중도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세종보를 가동해 수위가 높아질 때 물에 잠기는 지점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임도훈 팀장은 "오늘도 이곳 모래톱에서 물새들의 둥지 5개를 찾았는데 세종보가 가동되면 모두 물에 잠길 것으로 활동가들이 천막에 머물며 금강의 자연성 유지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