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방 시대, 국어책임관 역할의 중요성

  • 오피니언
  • 여론광장

[기고] 지방 시대, 국어책임관 역할의 중요성

서은아 상명대학교 계당교양교육원 교수

  • 승인 2024-05-01 09:59
  • 신문게재 2024-04-30 18면
  • 김한준 기자김한준 기자
KakaoTalk_20240423_135031144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는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되면서 싹이 텄고, 1952년 최초의 지방의회 선거를 치르면서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23년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지방화 시대를 공식적으로 천명하기도 했다.

이 시점에서 그동안 지역의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를 담당한 국어책임관의 역할을 짚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국어책임관은 국어기본법에 근거한 직책이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생소한 용어이다.



국어기본법 제10조를 보면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국어의 발전 및 보전을 위한 업무를 총괄하는 국어책임관을 소속 공무원 중에서 지정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국어책임관의 지정'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리고 시행령 제3조에 "해당 공공기관 등의 정책 또는 업무를 효과적으로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알기 쉬운 용어의 개발·보급과 정확한 문장의 사용 장려, 해당 공공기관 등의 정책 또는 업무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국어 사용 환경 개선 시책의 수립과 추진, 해당 공공기관 등에 근무하는 사람의 국어능력 향상을 위한 시책의 수립과 추진" 등을 국어책임관의 임무로 정해 놓고 있다.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업무에 사용하는 언어를 공공언어라고 하는데, 공공언어는 국가가 국민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공적인 언어이므로 쉽게 바르게 품위 있게 써야 오해하지 않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공문서 언어뿐만 아니라 청사 언어, 누리집(홈페이지) 언어와 거리 언어를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외래어와 외국어가 너무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언어 현실이다.

예를 들어 "보이스 피싱을 주의하라"라고 아무리 크게 외친들 그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독백이 되고 만다.

"전화 사기를 주의하라"라고 하면 전화로 사기를 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얼른 알아차리고, 그러한 사실을 공론화함으로써 좀 더 주의를 기울이는 행동을 쉽게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국어책임관'은 공공기관 소속 공무원 중에 '홍보 또는 국어 담당 부서장'이 맡도록 되어 있어, 주로 지자체의 문화 업무 담당 과장이 겸직하는데 대체로 해당 업무에 대한 이해가 낮은 편이다.

매년 2차례에 걸쳐 국어책임관 연수회를 실시하고 있지만 참석하는 국어책임관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23년 8월을 기준으로 중앙행정기관 및 소속기관에 1406명, 지방자치단체에 243명, 교육청에 253명, 특수법인에 66명 등의 총 2318명의 국어책임관이 지정되어 있으나 대부분 겸직이라 국어책임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에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국어책임관을 도와 지역의 공공언어 환경을 개선하도록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국어문화원'이 있으나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상명대학교 국어문화원만 하더라도 충남 거점 국어문화원으로서 그동안 국어책임관과 함께 우리 지역의 공공언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지방화 시대에 충청남도가 국어책임관 업무의 중요성을 인식한 정책을 펼친다면, 지방화 시대를 맞이하여 더욱 성장하는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왜냐하면 언어란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고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최선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신정호정원' 본격 개방
  2. 이재명 "일단 용산 다음은 靑…" 발언에 충청반응 싸늘
  3. 소진공-카카오, 지역 상권 디지털전환 지원사업 업무협약
  4. '제3회 충남도지사배 3쿠션 토너먼트 전국대회' 천안서 성황리 개최
  5. 민주 대권주자 최대승부처 충청서 "세종시대" 합창…각론선 신경전
  1. 아산축협, '사랑의 아산맑은 축산물 나눔행사' 펼쳐
  2. 코닝정밀소재(주), 취약계층 중-고생에 장학금 기탁
  3. 아산시먹거리통합지원센터, "학교급식을 더 안전하게" , 위생점검 실시
  4. 이재명 "충청을 대한민국 성장의 중심으로…세종은 행정수도 완성"
  5. 아산시 인주면행복키움, "어르신 생신 축하드려요"

헤드라인 뉴스


빨라지는 6·3대선시계…정권 교체 vs 재창출 대충돌

빨라지는 6·3대선시계…정권 교체 vs 재창출 대충돌

21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6·3 조기대선 시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정권 재창출에 나선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경선 일정에 돌입하는 가운데 충청권 '배지'들도 당내 각 대선 주자들과의 이합집산이 활발해 지고 있다. 정권 탈환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대선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충청권 공략을 마친 뒤 영남을 거쳐 호남과 수도권 등으로 컨벤션 효과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경선 일정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대선링이 뜨거워 지고 있다. 19~20일 진행된 첫 토론회에서 대선 경선 후보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재명 충청·영남 경선 2연승…대세론 굳혀
이재명 충청·영남 경선 2연승…대세론 굳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충청권과 영남권 경선에서 잇따라 압승했다. 이 후보는 전통적 캐스팅보트로 최대승부처였던 충청에 이어 당의 험지인 영남에서 파죽의 2연승으로 순회경선 반환점을 지나면서 대세론을 탄탄히 했다는 평가다.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열린 영남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90.81%, 김동연 후보 3.26%, 김경수 후보 5.93% 각각 차지했다. 이재명 후보는 20일 영남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대한민국의 국운이 걸린 절체절명의 선택"이라며 "무너진 민생과..

대전 외식비 인상세 지속... 비빔밥·자장면 등 상승
대전 외식비 인상세 지속... 비빔밥·자장면 등 상승

대전 김치찌개 백반이 전국 최고가를 유지하는 가운데 비빔밥과 자장면 등의 가격이 인상세가 지속되며 지역민들의 외식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만원 한 장으로 점심때 고를 수 있는 메뉴가 점차 줄어든다. 2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3월 대전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음식 메뉴 일부가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자장면은 3월 7200원으로 2월(7000원)보다 2.8%(200원)로 상승했고, 비빔밥도 이 기간 1만원에서 1만 100원으로 1% 올랐다. 집계된 금액은 지역 외식비 평균 가격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을 즐기자’…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인산인해’ ‘과학을 즐기자’…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인산인해’

  • 책 읽기 좋은 날 책 읽기 좋은 날

  • ‘가방은 내가 지켜줄께’ ‘가방은 내가 지켜줄께’

  •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