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은 29일 대전 유성구의 한 식당에서 신승환 신임 다목적방사광가속기구축사업단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사업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가속기과학과 교수 등을 지낸 신 단장은 4월 8일 2대 사업단장으로 취임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KBSI)은 2021년 7월 오창 다목적방사광가속기구축사업 주관 연구기관으로 지정됐다. 초대 단장으로 포항가속기연구소장을 역임한 고인수 박사를 선정했으나 임기인 9월 30일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오창 다목적방사광가속기는 현재 중간설계를 완료하고 3월부터 설계 마지막 단계인 실시설계에 돌입했다. 앞서 중간설계를 거치면서 총사업비가 1조 454억 원에서 1조 787억 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실시설계 과정서 총사업비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설계가 끝나고 총사업비 조정이 완료되면 공사업체 선정을 위한 국토교통부 심의와 입찰공고 등을 거쳐 최종 공사업체 선정과 착공에 들어간다.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은 크게 기반시설, 장치구축, 부지 조성으로 나뉘는데 이중 기반시설은 주관연구기관인 KBSI가 맡고 있다. 가속장치와 빔라인 구축은 공동연구기관인 포항가속기연구소(PAL)가, 부지 조성은 충북도와 청주시가 각각 담당한다. 현재 부지 조성은 3월 기준 공정률 99%를 달성한 상태로 앞으로 기반시설 조성과 장치 구축을 위한 예산이 확정돼야 한다.
KBSI는 총사업비 규모가 최초 사업비보다 15% 이상 늘어나게 되면 타당성재조사를 받아야 하는 만큼 사업비 규모를 조정할 계획이다. 양성광 KBSI 원장은 "타당성재조사를 거치면 기간이 그만큼 걸리고 사업비가 또 늘어나서 (타당성재조사를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착공 시점은 2025년 상반기로 내다보고 있지만, 구체적인 구축 기간은 현재로선 미지수다. 당초 구축 완료 시점인 2027년 12월까지는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양 원장은 "7~8월 총사업비 협의 일정과 국토부 공사 입찰방법심의 등이 이뤄지면 그때 정확히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정적인 빔을 뽑는 게 중요한데 예산에 따라 시공사 선정에 변수가 생길 수 있는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창 다목적방사광가속기는 기존 3세대 원형가속기보다 100배 이상 밝은 빛(방사광)을 내도록 설계된 4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로, 앞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신약·백신 개발, 첨단 신소재 등 여러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그동안 수천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형연구사업 추진 과정서 사업 관리에 대한 문제가 잇달아 제기된 만큼 같은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신승환 단장은 "열심히 해서 꼭 구축사업을 성공하겠다"며 "잘 구축된 시설을 각계가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