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단체는 투자 계획을 평가하여 결과에 따라 기금을 차등 배분한다. 이런 기준이 '지역 주도' 사업의 본질을 흐리지 않아야 한다. 기금의 저조한 집중률이 몇 번씩 도마 위에 오르는데, 실제 사업 추진 성과까지 봐야 할 것이다. 평가의 객관성, 공정성 확보와 별개로 지방소멸(지역소멸)이 여기서 더 심화한다면 이건 이것대로 문제다.
지자체별 맞춤형 등 사업 적절성을 엄격하게 점검하는 것은 타당하다. 그 범위에서 실효성을 따져 인센티브든 페널티든 부여하는 방안이 어느 정도 용인될 수 있다. 그렇다고 지속성 있는 기금 운영 안정성을 저해하면 안 된다. 현장에서는 사용 가이드 라인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기금 사업의 진짜 실효는 지역발전, 국토균형발전, 탈수도권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실에 있다. 인구감소지역은 투자 이점이 거의 없거나 작은 지역이 많다.
지역 주도의 지방소멸 대응이라 해서 감시나 통제, 성과관리가 불필요한 건 아니다. 수요를 검증하지 않고 만든 계획은 애초부터 비효율적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일자리가 늘고 복지 재원이 확충되지 않고서는 인구 절벽을 극복하긴 어렵다. 청년 정착비 등 실질적 지원보다 각종 개발 사업이나 공약에 치우치는 한계는 극복해야 한다. 기금 취지에 안 맞는 사업은 배제하는 게 맞다. 기금 성과가 기금 지원 중단으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것은 주객의 전도다. 우수한 지역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성과 지향이 배분 격차의 심화로 이어져 지역 간 불균형을 초래하는 일이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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