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나 앱을 제대로 관리·운영하기 위해선 '전문가'가 필요하다. 결국 기업들은 IT 전문 관리자를 별도로 채용해야 하는데, 영세한 기업일수록 인건비 부담 탓에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사내 공지·알림이나 자잘한 것부터 신제품 출시 등으로 인해 매월 또는 분기별로 홈페이지를 개편해야 하지만, 전문가를 채용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서다. 만약 전문가가 아닌 직원 중 한 명이 겸업으로 홈페이지를 관리하다 보면 전반적인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IT 전문기업이 있다. 대전 서구 둔산동에 있는 (주)코덱스브리지다. 신현섭 코덱스브리지 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편집자 주>
▲초기 자본금 1000만 원으로 시작… 10년 차 IT기업으로 성장=신현섭 대표는 2014년 코덱스브리지 창업 당시 사무실 보증금 1000만 원과 약간의 운영자금으로 시작했다. 1인 기업으로 출발해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고객이 늘고 프로젝트가 많아지면서 좁은 사무실에서 벗어나 직원들에게 더욱 좋은 업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사무실로 확장 이전했다. 하지만 신 대표에게는 매 순간이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고, 진행하던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기면서 새로운 투자자와도 갈등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정든 직원과 결별하고 사무실을 처분해야 했다.
신 대표는 이 당시를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 기억한다. 다시 시작할 원동력을 얻는 데에는 아내의 도움이 컸다.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내자고 용기를 줬고, 보험 약관 대출과 그동안 모은 돈을 마련해준 덕분에 새롭게 시작할 사무실을 얻게 됐다.
신 대표는 "둘째가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인데 거의 집에 들어가질 못해 성장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면서 "지금도 그 시절 가족사진을 보면 감정이 북받쳐 오르곤 한다"고 회상했다.
신 대표는 기술 이사와 단둘이서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다짐했다. 이후 대전시청역 인근에 세 번째 사무실을 얻어 새로운 직원들을 채용하고 회사를 정비해 다시 일어날 준비를 마쳤다. 초심으로 돌아가면서 사업이 정상화되며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했고, 현재의 사옥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신현섭 대표는 월별 또는 분기별로 수익이 일정하지 않은 중소기업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캐시카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IT 개발자 없이 웹(앱) 디자이너 혼자서 사흘이면 홈페이지 하나를 만들 수 있는 노코드(No Code) 기반의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된 홈페이지는 코덱스브리지에서 서버 관리 및 운영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기업 홈페이지 하나를 만들기 위해선 형식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00만~500만 원이 소요되는 데, 이 또한 영세한 기업 대표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자체 프로그램을 통하면 월 3만~5만 원가량의 렌탈 요금만 내고, 기업 홈페이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고객들은 홈페이지 제작 초기비용 부담을 덜고, 회사 입장에서는 월 구독 서비스를 통해 경영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돼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신 대표의 생각이다.
신 대표는 "기업 대표들이 자체 홈페이지의 필요성에는 적극 공감하고 있지만, 홈페이지 제작 초기비용 부담 탓에 망설이는 분도 있다"면서 "아직 가격은 검토 중인 상황이지만,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책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렌탈형 홈페이지 '코덱스웹' 5월 런칭= 5월 중 런칭하게 될 서비스인 '코덱스웹'은 구독형 홈페이지 제작 및 관리 서비스다. 고객에게 초기비용 없이 홈페이지를 무상으로 제작해주고, 월 관리비를 받아 서버 용량과 트레픽에 제약 없는 클라우드 서버 및 홈페이지 유지·관리를 해주게 핵심이다. '코덱스웹'은 주문절차를 간소화해 비대면 상황에서도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쇼핑, 예약, 광고, 통계 등 다양한 기능이 지원되며, 그리드 시스템을 도입해 최신 트렌드 디자인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고객이 원하는 레이아웃과 자료를 제공하면 코덱스브리지에서 적절한 이미지와 로고, 슬로건, 내용 등을 생성형 AI 기술과 연계해 제작하게 된다. 고객이 주문하면 사흘 만에 완성도 높은 홈페이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현섭 대표는 "5월 런칭 예정인 코덱스웹은 1차 목표 수량 1000건을 달성해 회사의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캐쉬카우를 만들어갈 예정"이라며 "경력단절 여성 또는 디자인 경력자 및 대학생들이 재택으로 부업을 할 수 있도록 인력풀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프레시 데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 제도는 말 그대로 직원들이 리프레시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직원들은 사내 홈페이지에 리프레시 데이를 신청할 경우, 별도의 허가나 승인 없이 1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다.
이 제도를 만든 배경에는 직원들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수평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신 대표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신 대표는 "저 역시 코덱스브리지를 창업하기 이전에 직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면서 "직원들이 행복해지면 업무의 효율성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것"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기업가 정신'으로 지역 사회공헌 활동도=코덱스브리지는 최근 기업에 요구되고 있는 사회적 책무도 다하고 있다. 모두가 서로 도울 때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기업가 정신이 경영 철학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코덱스브리지는 꾸준히 아동 양육시설 홈페이지를 기부 제작하고 있으며, 이밖에 사랑의 열매를 통해 코로나19 극복 성금을 전달했고, 대전사랑시민협의회를 통해 강원도 산불피해 복구 성금을 기부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대표로서 지자체에 바라는 점도 있다. 신현섭 대표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중소기업으로서 가장 큰 어려움은 공공사업의 기회 부족과 예산 축소"라며 "조달사업에 입찰할 경우, 대부분 서울에 위치한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데 지역 중소기업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낮은 가격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중소기업이 공공 입찰에서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역경쟁 제한 조건을 확대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어렵고 힘든 경제 위기상황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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