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초1·2 체육교과 분리 논란 "교육환경 고려하지 않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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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위 초1·2 체육교과 분리 논란 "교육환경 고려하지 않은 결정"

교육현장 반대에도 '즐거운 생활'서 체육 분리 강행
지역 교원 "체육활동 공간 확보 등 대책부터 마련돼야"

  • 승인 2024-04-28 17:05
  • 신문게재 2024-04-29 4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국교위 제29차 회의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9차 전체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초등 1∼2학년 '즐거운 생활' 통합교과에서 체육 교과를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지역 교육계는 교육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졸속개정이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28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26일 열린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 제29차 회의에서 초등 저학년 통합교과 신체활동(체육) 교과 분리, 중학교 스포츠클럽 시수 확대 등 개정안 추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1~2학년 대상 음악·미술·체육을 통합한 '즐거운 생활' 과목에서 체육교과를 분리해 운영한다.

교육부는 앞서 2023년 10월 제2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2024~2028)에 초등 1~2학년 체육교과 분리 내용을 담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학생들의 체력 저하, 비만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에서 신체활동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역 교육계에선 현장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교육과정 변경에 대한 대책이 없어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체력 저하, 비만율 급증 등 문제는 일부 공감하지만 초등 1~2학년 발육 상태와 교육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교육과정 변경이라는 반응이다. 이와 함께 교과 분리를 통해 초등 교사 채용 확대가 아닌 중등 기간제교사를 끌어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표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 A씨는 "현재 교육과정을 통해서도 충분히 저학년 아이들이 놀이 활동과 같은 신체활동을 하고 있다"며 "아이들 비만은 식습관이 가장 큰 원인인데 해결책을 학교에서만 찾으려 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초등교사수급 문제가 상당한 상황인데 체육 교과를 담당할 교사 채용이 안되면 중등 기간제교사를 끌어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의 중등 체육교사 B씨는 학교 스포츠클럽 시수 확대에 따른 체육공간 확보 등의 문제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B씨는 "학급수가 많은 학교는 스포츠클럽 시간에 2~3개 학급이 동시에 운영돼 운동장 공간을 나눠 사용하고 있다"며 "체육 공간이 부족한 학교는 시수가 확대되면 운동장 포화상태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성명서를 통해 국교위의 안건 상정을 철회하라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초등 체육교과 분리와 중학교 스포츠클럽 시수 확대는 2023년 10월 교육부의 '제2차 학생 건강증진 기본계획' 발표부터 논란이 컸다. 전교조의 거센 반발로 보류됐던 안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불씨가 재점화됐다.
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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