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 대표 |
60~70대의 자매님들이 머리띠 매고 숨 차하며 단복식을 즐깁니다. 전체 10% 수준인 형제님들의 직업은 교사, 공무원이 대부분입니다. 연금을 받기 때문에 여유가 있습니다. 탁구장 막내인 저는 탁구 뿐 아니라 인생을 배웁니다.
A그룹 퇴직 임원 대상으로 '품격 있게 살아가는 지혜'란 제목으로 특강을 요청 받았습니다. 8년 전, 회사라는 큰 언덕을 박차고 나와, 강의, 코칭, 멘토링, 집필 및 기고, 봉사 활동을 하며 '나는 여전히 현역이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품격이 있었나 생각하면 반성하게 됩니다. 품격 있게 살아가는 모습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서로 의견을 나누기 위해 감사한 마음으로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A그룹 임원 출신이라면 몇 가지 특징이 예상됩니다. 재직 기간 중 한 직무가 아닌 여러 직무를 수행했고, 회사 보안으로 개인 소지 자료는 없고, 머리 속 지식과 경험이 전부입니다. 회사 일이 전부였기 때문에 외부 네트워크가 협소하며 목표와 하는 일이 다른 다양한 성향의 사람과 소통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직장 생활 중 회사와 집이 전부였고, A그룹과 임원이었다는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정년 또는 조금 이른 나이에 퇴직을 했을 것입니다. 이들이 가장 먼저 받게 되는 충격은 '아침에 일어나 갈 곳, 할 일, 만날 사람이 없다'는 점입니다. 부가가치만 생각하고 살았기 때문에 내려 놓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높은 위치에 존경받는 자리에 있었기에, 남을 지나치게 인식합니다. 살아갈 날이 40년이 더 남았는데, 임원 시절의 연장으로 삶을 생각하지, 새롭게 준비하여 시작한다는 생각이 적습니다. 임원이었지만, 사는 집을 제외하고 쌓아 놓은 자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120살까지 산다고 합니다. 최소한 자식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면 안 되잖아요. 어렵게 입사하여 임원이 되기까지 목표를 세워 노력한 것처럼 이제 다 내려놓고 새롭게 목표를 세우고 다시 뛰는 것입니다. 남은 60년 즐기며 의미 있어야 하기에 은퇴한 무능한 백수가 아닌 당당한 현역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입니다.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