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대전의 인구정책과 베이스볼 드림파크의 관계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대전의 인구정책과 베이스볼 드림파크의 관계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시티건축공학과 교수

  • 승인 2024-04-28 09:38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2024031001000610900025971
김규용 교수
대전공설운동장(大田公設運動場, 한밭운동장)은 당시 도민들의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중구 부사동(현 대종로)에서 1959년 완공된 후 야구, 배구, 농구, 정구, 양궁장 등을 갖춘 명실상부한 대전을 대표하는 종합운동장이다. 1971년 충무체육관(忠武體育館)의 실내 돔 경기장을 개관해서 실내 체육 이외에도 지역의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중심지였다. 또한, 충무체육관 앞에 건립되었던 윤봉길 의사의 동상은 일본군 수뇌부에 슈류탄을 힘차게 던지는 역동적인 항일의 모습으로 의거 40주년을 기념해 애국과 체육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지역의 상징물이었다. 대전공설운동장과 충무체육관은 1905년 경부선 및 호남선 철도의 개통과 소제동 철도관사촌으로 부터 대전이 대도시로 성장하는 과정과 현재까지 지역주민과 동고동락을 함께 해왔던 삶의 동반자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체력은 국력"이라는 정책슬로건과 같이 체육, 문화 시설공간의 운영과 정책은 관이 주도하는 공급자 중심이었다. 이후부터 도시의 성장과 삶의 질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이용자 중심의 "사회적 교류의 공간"으로서 활용가치가 높아졌다. 과거의 도시성장 정책이 주로 제조, 생산의 산업이 중심이었다면 이와 더불어 사회적 인식과 삶의 질이 높아지게 되면서 문화, 예술, 체육의 자원을 활용한 도시성장의 정책적 노력도 병행되어졌다.

도시마케팅을 위해서는 기업의 유치와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주민의 삶을 지원하고 지역 방문객의 규모도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고지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스포츠 산업은 지역 주민들로부터 지역의 소속감과 충성도를 기반으로 타 지역과의 신선한 경쟁과 흥미를 유발하고 도시간의 교류와 동반 성장이 가능하게 한다. 또한, 프로스포츠는 하나의 산업영역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고유성을 기반으로 문화적 가치가 있는 사업적 관점에서도 지역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여러 연구결과에서도 지역 내 축제가 개최되거나 프로스포츠가 활성화되면 도시의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지역의 상업 활성화와 지방재정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한다. 특히 여가생활과 삶의 질을 중시여기는 사회적 수요에 따라 시설공간의 환경과 선순환적인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밭의 대전은 1914년에 5.7㎢로 시작되어 대전읍·대전부를 거치면서 1949년 대전시로 개편될 때 면적은 35.7㎢로 확장되었다. 이후 현재 대전은 약 540㎢로 60년간 약 15배 증가하였다. 인구의 규모에서도 1931년 2만여 명으로 시작하여 1949년 대전시로 개편된 당시에는 12만 명, 1989년 대전직할시로 승격된 시점에서는 100만명, 2010년 150만 명을 넘는 이후 세종특별자치시의 출범과 함께 2018년 이후부터는 150만 명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이제는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가 부심하고 있다.

인구정책은 매우 복잡한 다차원의 함수이며 결과의 도출도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된다. 지방소멸과 인구 감소문제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며, 인구정책의 효과도 매우 복합적인 작용으로 단기간에 도출되지 않는다. 많은 연구자들은 도시정책과 인구의 문제를 규모나 수자의 양(量)적 접근이 아닌 질(質)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시성장과 인구정책의 관점에서 지역 내 다양한 재원 중에서 공공체육 및 문화시설은 도시 삶의 중요한 요소이다. 생활체육을 바탕으로 한 삶의 질 향상과 스포츠 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공공체육문화시설의 기반조성은 지방정부의 주요한 정책이다.

한화 이글스의 프로야구경기가 끝나고 늦은 밤까지 대전역사에는 성심당 쇼핑백을 든 타 지역의 많은 서포터들을 볼 수 있다. 끈질긴 승부를 통한 스포츠의 매력을 매개로 대전을 방문하고 지역의 먹거리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파생적 기회가 만들어지게 된다.

세계적인 수준의 스포츠 문화시설로서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의 준공을 기대한다. 아울러 건축시설물로서의 의미만이 아닌 지역적 가치를 높이고 게임의 승폐를 넘어 모이고, 부딪히고, 만들어지고, 기여하는 생태계가 되기를 희망한다. 인구정책과 도시의 성장은 인구의 규모를 늘리는 성급한 목표이기 보다 지역이 나의 삶을 지원하고 품격이 있는 생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기본철학과 긴 호흡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시티건축공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