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지역 대학병원은 교수들의 집단 사직사태가 실현될지 걱정하는 바깥 시선과 달리 예약된 환자와 일부 외래 환자 진료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의과대학 교수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충남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에서도 환자들이 병원 관계자들에게 이따금 교수들의 사직 여부를 묻는 것 외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료를 이어갔다. 충남대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336명의 소속 의대 교수들 중 200여 명이 지난달 사직서를 작성해 비대위가 의대 학장에게 제출한 상태다. 다만, 사직서를 제출한 비대위 측이나 접수한 측에서도 사직서의 효력이 발휘되는지 확답하지 못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병원을 이탈하거나 진료를 중단한 사례는 없었고, 금요일에도 예약된 환자에 대한 취소나 변경 없이 그대로 진료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절차·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직서가 한 달 후 효력이 발생하는지 모호한 경우도 있다. 건양대의료원과 을지대병원에서도 비대위가 교수들의 사직서를 모았지만 총장 등에게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교수들이 사직서를 작성해 비대위에 위임한 상태에서도 정부의 정책 재검토가 없다고 판단한 몇몇 비대위에서는 25일 그동안 모은 사직서를 대학과 병원 측에 제출하겠다는 예고를 한 상태다.
정부는 이날 사직서 수리가 예정된 교수는 없으며, 교수들이 한꺼번에 이탈할 가능성도 작다고 보고 있다. 진료와 수술을 기다린 환자들은 전공의 부재에 이어 교수들마저 진료실과 입원실을 떠나는 게 아닌지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주요 대형병원이 이미 수술을 절반 이상 줄였고, 외래도 20∼30%가량 축소한 상태에서 교수들의 사직이 이어질 경우 의료공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료계가 원점재검토와 의대 증원 규모 1년 유예 등 내년도 의대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사회적 논의체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각계와의 소통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