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과정에서 늘 그랬듯이 국회 세종 이전 등 깜짝 공약들이 쏟아졌다. 조국혁신당의 경우는 국회 이전을 사법기관, 사정기관 이전과 권력기관 개편으로까지 확장했다. 세종시가 행정수도가 되면 세종지방법원·검찰청 설치는 자연스레 따라온다며 접근법을 달리하는 견해도 나왔다. 그보다 세종법원 설치가 행정수도를 앞당긴다는 발상, 법원이 세종검찰청과 교정기관 설치까지 견인한다는 적극성이 더 유용하다. 우선순위는 세종법원을 가능성의 영역에서 실천의 영역으로 옮겨오는 일이다.
세종시는 오랫동안 법원과 검찰청 유치를 시정 핵심과제로 삼아 왔다. 대법원장이 먼저 국회에 제안하고 싶다는 것이 세종법원 설치다. 법원행정처장을 연거푸 만났고, 국회 법사위원장과 법사위 간사 등 정치권에 건의도 숱하게 했다. 국회 사무처와 대법원 사이에 '긍정 교감' 기류만 형성돼도 지역에서는 이를 반겼다. 하지만 국회 법안심사 제1소위에 안건으로 상정된 채 몇 달째 진척이 없다. 기회를 또 놓치지 않기 위해선 당장 관련 법안을 논의해야 한다.
총선 한 달 전, 우리는 2020년 인천지법 북부지원 설치법안 통과 전례까지 상기시켰다. 지금은 경쟁 대상처럼 보이는 인천고등법원 설치와 연계하지 않고 처리해야 맞다. 세종시를 함께 관할하는 대전지법의 사건 건수는 올해도 증가를 거듭하고 있다. '5월 아니면 12월' 중에서 5월에 마침표를 찍는 건 최선이자 순리다. 거대 야당, 선거 때 세종시 판을 키운 여당이 협조해 자동 폐기를 막아야 한다. 삐끗하면 21대 4년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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