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수업 재개 학생 없는 빈교실 뿐… "집단유급 의사인력 우려"

  • 사회/교육
  • 건강/의료

의대수업 재개 학생 없는 빈교실 뿐… "집단유급 의사인력 우려"

23일 을지대에서 교수 학생들 기다려
수업은 재개됐으나 학생복귀 불투명

  • 승인 2024-04-23 17:51
  • 신문게재 2024-04-24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IMG_7075_edited
23일 을지대 의과대에서 교수가 수업을 위해 빔프로젝터를 켜고 교재를 펼쳤으나 학생들은 교실에 나오지 않았다.  (사진=임병안 기자)
학생들의 집단 수업 거부로 학사 일정에 파행을 겪은 대전 의과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하고 있다. 학생들의 복귀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빈 교실에 교수가 홀로 기다리는 상황으로, 집단유급에 따른 의사 인력 양성에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오후 2시 대전 중구 용두동의 을지대 의과대학 일현의학관 한 강의실. 조명이 켜지고 강단 빔프로젝터에 불을 밝혔다. 의예과 2학년 학생들을 위한 수업이 예정된 교수는 수업교재를 가지고 강의실에 찾았지만 좌석에 학생들은 없었다. 담당 교수는 '단백질 합성', '미토콘드리아' 등 앞으로의 수업 주제를 설명한 PPT를 빔프로젝터에 띄워두고 교탁에 서서 때로는 교실 앞 복도를 서성이며 학생들 복귀를 기다렸지만, 20분이 지나도록 주인공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 교수는 "혹시 오늘은 나오지 못한다면 다음 수업에서라도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로 편지를 보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을지대는 22일부터 의예과와 의학과에 대한 모든 대면 수업을 재개했다. 3월 4일 개강했으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재학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한 뒤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7주간 연기한 끝에 재개한 것이다. 휴학을 신청할 수 없는 신입생들은 마찬가지로 4월부터 수업 거부에 돌입한 상태로, 재학생과 신입생까지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다.



3월 25일 수업을 재개한 충남대 역시 집단유급 사태만은 초래되지 않도록 원격수업 전환을 검토 중이다. 원격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지난 수업 콘텐츠를 내려받으면 출석으로 소급 인정하는 방안을 내부 논의 중이다. 건양대는 29일 수업 개강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개강한 후에도 학생들이 출석하지 않으면 출석 일수 미달로 유급될 수 있다. 대부분 의대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해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의료계는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이 현실화할 경우 앞으로 전공의 인력 수급과 의사인력 양성에 수년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한편, 충남대 의대는 전공·임상의 200여 명이 의대 학장에게 사직서를 낸 상태다. 건양대와 을지대도 교수비대위가 25일 병원과 대학에 관련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고미선·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5.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1.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2.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3.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