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국회에서 열린 대전시 국회의원 초청 정책협의회에서 이장우 대전시장과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이장우 대전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가운데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지역 7개 의석을 싹쓸이하면서 여야 협치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나온 카드로 주목된다.
대전시와 정치권에 따르면 5월 30일 22대 국회 개원에 앞서 대전시와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7명이 참여하는 예산정책협의회 개최를 준비 중이다.
이미 민주당 대전시당에 이같은 의지를 전달했으며 개최 예정일을 조율 중이다.
장철민(동구), 박용갑(중구), 장종태(서갑), 박범계(서을), 조승래(유성갑), 황정아(유성을), 박정현(대덕) 등 민주당 당선자 7명에게 이런 내용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대전시가 이번에 야당 의원에게 예산정책협의회 개최를 먼저 제안한 것은 협치 복원을 위한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는 지난해 민주당이 모두 장악한 대전 국회의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개최 불발 이유는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비례) 참석 여부를 둘러싼 이견 때문으로 알려지면서 여야 간 갈등의 골은 깊어져 왔다.
4·10 총선 이후에도 지역 정가에선 이같은 대립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걱정하는 시선이 많았다.
총선 과정에서 각 지역구 여야 후보들 사이에 치열한 네거티브가 남발되면서 감정이 상한 데다가 2년 뒤 지방선거를 앞둔 헤게모니 쟁탈전이 조만간 촉발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당적이 다른 이장우 시장과 민주당 국회의원 간 원활한 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계속돼 왔던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 현안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분출했고 이에 행정당국이 공감하면서 5월 예산정책협의회 개최 추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민선 8기 반환점을 앞둔 이장우 시장이 가시적인 시정 성과를 위해선 야당 의원들과 시너지가 필요하다는 점도 예산정책협의회 추진의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대전시의 전격 제안에 민주당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성사 여부에 촉각이 모인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대전 7석을 모두 석권한 상황에서 지역 현안 관철을 통해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또 자신들의 공약 이행을 위해선 입법과 정부 예산 확보가 절실한데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인 이장우 호(號)와의 협력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당내 대체적인 기류다.
최호택 배재대 교수는 "이장우 시장 입장에선 앞으로 4년간 입법권력을 잡은 민주당 의원하고 협력해야 현안 해결에 유리하고 야당 의원 입장에서도 총선 공약 관철을 위해선 대전시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에 예산정책협의회 개최가 서로 간에 필요했을 것"이라며 "이같은 자리를 지역발전 원동력으로 삼기 위한 행정당국과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전시와 국회의원 간 협치로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관철해야 할 지역 현안으로는 대전 혁신도시 공공기관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충청권광역급행철도(가칭 CTX) 추진, 호남고속도로 지선 확장 및 지하화 등이 꼽힌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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