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상인연합회와 대전상권발전위원회, 중앙시장활성화구역상인회, 은행동상점가상인회 등 지역 소상공인 50여 명은 22일 대전 중구 소진공 본사 앞에서 소진공 이전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한계 상황에서 힘을 다해 버티며, 최근 위축된 소비심리가 장기화될까 노심초사 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서민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을 해야 할 소진공이 원도심을 버리고 외곽으로 이전을 추진하는 건 소상공인 육성과 전통시장, 상점가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기관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역 상인들이 뿔난 데는 소진공 본사를 대전 중구에서 유성구로 본사 이전을 공식화하면서다. 소진공은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현재 중구 대흥동 대림빌딩에 위치한 본사를 유성구 지족동 KB국민은행 콜센터 건물로 6월까지 이전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정치권과 대전시가 즉각 반발했고, 이날 지역 소상공인까지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갈등의 불씨가 커지고 있다.
그간 소진공의 본사 이전 소식은 두 차례 점화된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 당시 세종 이전을 검토했으나 대전시장 출신인 박성효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잔류했다. 이어 유성구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로 이전을 검토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세종 이전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사이언스콤플렉스는 소상공인을 위한 건물이 너무 현대식이라는 이유에서 막혔다. 이후 대전시가 대전테크노파크 건물로 입주를 제안했으나, 소진공이 이전을 추진했던 가장 큰 이유인 노후 시설과 직원 복지 차원에서 맞지 않았다.
소진공이 고심 끝에 선택한 곳은 유성구 지족동 KB국민은행 콜센터 건물이다. 같은 지역 내 이전하고, 대전을 지원하는 대전충청지역본부와 대전남부센터는 여전히 현재 본사인 중구에 위치해 있다. 건물은 비가 오면 건물에서 비가 새고, 녹슨 물이 나오는 등 열악한 환경이다. 이전 공식화 이후 반대 움직임이 커지고 있지만 소진공이 이전을 굽히지 않는 데는 이런 단점을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는 내부적 움직임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보증금 역시 기존 10억 2000만 원에서 4억 9000만 원으로, 연간 임차관리비도 17억 5000만 원에서 13억 2000만 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찬반 입장이 팽팽해지는 상황에서 이날 집회에 나선 지역 소상공인 단체 등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으로,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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