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부와 지역대 등에 따르면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 등 6개 국립대 총장은 앞서 18일 "2025학년도 대입 전형의 경우, 대학별로 자체 여건을 고려해 증원된 의과대학 정원의 50%에서 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필요한 해달라"고 건의했다.
대학에 증원 자율권이 보장되면 학내 구성원 간 의견수렴이 요원해지고, 증원 규모를 절반까지 줄여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겸 충남대 총장은 '의대 증원분 자율 모집' 제안 배경에 대해 "의정 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누군가가 물꼬를 터야 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라며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 규정에 따라 학사일정을 조정하고 학생들이 학교로 나와 수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의대 교수들께 요청했다. 대학은 학생을 보호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충남대 의대는 2월 5일 개강했지만, 의대생 수업 거부에 따라 5주간 학사일정을 미뤄 3월 25일 수업을 재개한 바 있다. 학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원격수업, 동영상 강의 등을 통해 수업일수를 채울 수 있도록 독려한다.
전체 수업 일수의 4분의 1 이상 결석한 학생은 F학점이 되고, 의대생들은 한 과목이라도 F를 받으면 유급 처리가 된다. 또 유급 2번이면 제적조치된다.
교육계에선 각 의대가 고등교육법상 정해진 1년 수업시수(30주)를 원활히 확보하기 위해 개강을 연기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4월 말로 본다. 29일부터는 수업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립대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내년 의대 증원 규모는 최대 1000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 충청권의 경우 549명에서 275명 증원으로 축소된다.
충남대는 기존 110명에 90명이 늘어난 200명을 정원을 계획했지만, 50%로 조율한다면 2025학년도에 45명이 증가한 155명을 모집하게 된다.
충북대의 경우 기존 49명에서 151명 늘려 배정됐지만, 50%만 증원한다면 125명을 모집하게 된다. 22일 충북대병원·의대 비대위 임시총회에 총장이 참석해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다.
대전 을지대는 기존 정원 40명에서 100명으로, 건양대는 49명에서 100명으로 각각 60명과 51명을 늘릴 예정이었다. 절반만 늘린다면 2025학년도에 각각 70명, 75명을 뽑게 된다.
을지대와 건양대는 22일과 29일로 개강 일정을 연기했다. 양 대학은 증원 규모 조율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각 대학이 2025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하는 시한은 4월 말까지다. 대교협이 이를 승인하면 각 대학은 5월 말까지 홈페이지 등에 모집요강을 공고하고, 내년 입시의 대학별 의대 정원이 최종 확정된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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