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선 대전중구청장 사진=연합뉴스 |
중구에 있는 소상공인진흥공단 유성구 이전 추진을 둘러싼 대응과 그 결과에 따른 향후 파장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나오는 것이다.
김 청장은 4·10 총선과 함께 치러진 대전 중구청장 재선거에서 49.99%의 지지율(6만 2726표)을 얻어 34.49%(4만 3277표)에 그친 무소속 이동한 후보를 따돌리고 승리했다.
그동안 대전의 기초단체장은 이번 총선에서 대전 대덕구에서 승리한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을 제외하면 관료 또는 정치인이 사실상 양분해 왔다.
김 청장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과 지방분권국민운동 공동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시민단체에서 잔뼈가 굵어 왔다.
최근 세종교육청 비서실장과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을 맡아 관료사회, 정치권과 소통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지역 기초단체장으로선 다소 생소한 재야인사 출신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중구의 메가톤급 이슈로 부상한 소진공 유성구 이전 추진에 김 청장이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김 청장은 "소진공이 원도심을 떠나는 건 설립목적을 정면 위배 하는 것"이라며 강요된 쇠락으로 고통받던 원도심 주민들이 언제까지 감내하고 절망할 수는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구 구정 최대 목표 중 하나인 원도심 활성화에 역행한다는 명분을 걸어 소진공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22일 박용갑 중구 국회의원 당선인과 윤양수 중구의장 등과 소진공을 항의 방문, 중구 잔류를 요청키로 하는 등 구정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관건은 소진공의 태도다. 소진공은 얼마 전 보도자료를 내고 올 6월 내로 유성구 지족동 이전을 공식화했다. 정부 산하 기관인 소진공이 지역사회 우려에도 불구하고 마이웨이 식으로 유성 이전을 밀어붙이는 것이다.
김 청장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소진공 이전 추진 의지를 꺾고 지금 자리에 눌러 앉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과 협치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전시도 소진공 유성이전에 반대 입장을 공식 밝힌 만큼 당적이 다른 이 시장과 힘을 합친다면 소진공 잔류 설득과 압박에 힘을 더하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소진공 이전 예정지인 유성구와는 다소 껄끄러운 관계가 될 수 도 있는 만큼 김 청장의 정치력 발휘가 요구된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김 청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이다.
김 청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소진공 중구 잔류가 확정되면 동장주민추천제 등 '김제선 표' 구정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김 청장 노력에도 소진공 이전이 현실화된다면 김 청장은 정치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소진공을 붙잡지 못해도 그 자리에 다른 공공기관 유치를 이끌어 낸다면 김 청장으로선 선방한 케이스로 평가받을 만하다. 지역경제 위축과 주민 박탈감을 최소화하면서 기관 유치 실적은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중기부 세종이전에 따른 반대급부로 대전에 기상청과 3개 공공기관 이전이 확정된 것은 김 청장으로선 참고할 만한 사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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