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복지관의 치료 수업의 경우 한 회당 5000원. 민간 장애재활시설 수업료는 한 회당 최소 4~5만 원으로 복지관이 10배 정도 저렴하다. 복지관 치료 수업은 2년 정도 들을 수 있는데, 대기 인원이 많아 장애 아동마다 수업을 듣기 위해 평균 4~5년을 기다린다.
하지만, 지난해 말 대전시에서 해당 치료사업에 대한 지원 예산을 끊으면서, 수업이 중단됐다. 그나마 복지관 치료사업으로 재활비 부담을 덜 수 있었던 유 씨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대전 동구와 대덕구 내 장애인복지관에서 10년째 운영해 온 장애아동 재활 지원 치료사업이 올해 일몰되면서 해당 지역 장애아동 부모들이 재활비 부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8일 대전 동구와 대덕구에 따르면, 동구 밀알복지관 장애아동지원센터와 대덕구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됐던 치료 사업 일부가 대전시의 예산 지원 중단에 올해부터 끊겼다.
대덕구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아동 재활치료 지원 수업 총 7개 중 물리치료, 감각통합치료, 특수교육, 언어재활 등 4개 치료 수업이 중단됐다.
동구 밀알복지관 장애아동지원센터는 4개 치료 수업 중 감각통합, 작업치료, 특수교육 등 3개의 수업이 없어졌다. 현재 복지관에서 자부담으로 언어재활 수업을 운영 중이지만, 사업비 부담에 올해까지만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치료사업 지원은 지방비 매칭 사업으로 대전시와 각 자치구가 복지관에 2억 원 가량 지원해왔다. 지난해 말 대전시에서 재정악화를 이유로 2024년 본예산에 해당 사업예산을 반영하지 않으면서 사업이 갑작스럽게 중단됐다.
중단에 대해 대전시는 국비 매칭 사업으로 운영 중인 발달 재활 및 언어 발달 지원 사업과의 중복도 이유로 들었다. 재활이 필요한 장애아동 가정에 월 22만 원씩 바우처카드를 통해 지원하는 사업인데, 시에서 지정한 일부 복지관과 민간 장애재활지원센터 치료 수업료에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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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 바우처를 지원하고 있지만, 민간 장애재활지원센터 치료 수업료 부담이 상당해서다.
언어재활 치료수업의 경우, 대덕구장애인복지관은 1회 당 5000원의 수업료를 받았으며, 밀알복지관은 한 달에 8회 기준 4만 8000원의 치료 수업료를 받고 있다. 그에 반해 사설은 대부분 1회 당 4~5만 원으로 바우처 지원으로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 씨는 "사설 치료 수업은 일주일에 2회를 받는데, 10만 원, 한 달이면 40만 원"이라며 "치료 수업 전에 사설은 초기 검사비용도 30만 원 가량이 드는데, 원장이 부르는 게 값이다. 사회화가 목적인 장애 아이에게는 특수교육이 중요한데, 복지관에서 그나마 저렴하게 이용하다 갑자기 사설로 가라고 하니 생활하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시의 갑작스러운 사업 중단 통보에 자녀 치료 공백을 호소하는 부모도 있었다. 자폐 자녀가 대덕구장애인복지관에서 1년 6개월 동안 치료 수업을 들었다는 강모 씨는 "사설도 바로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대기 기간이 길다"며 "올해 초까지 복지관에서 치료 수업을 들을 수 있었는데 못 듣게 됐다. 아이가 지속적으로 하던 걸 못하면 불안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에 올해 초 대덕구에서는 복지관 치료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시에 복지관 정규직 정원 TO를 늘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동안 대덕구장애인복지관은 타 복지관과 달리 인건비와 이에 따른 정규직 TO가 부족해 장애아동재활치료사업의 경우 계약직으로 치료사를 고용해 운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인력 증원에 대해 대전시는 대덕구에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장애아동 재활지원 치료사업 재개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발달 재활 및 언어발달 서비스지원(바우처 사업)과 중복돼 예산 반영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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