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니터를 통해 중계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
미 연준은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75bp(1bp=0.01%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하 의지를 표명했지만, 최근 상반된 견해를 내놓기 시작했다. 미국의 성장세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과 물가상승률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작용했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석 달 전(2.1%)보다 0.6%포인트 상승한 2.7%에 도달했고, 물가상승률도 지난달 3.5%에 달하며 두 달 연속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미 경제 포럼에서 "최근 데이터는 분명히 우리에게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확신에 이르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선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국내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3%대에 머물고 있단 점을 주목하며 금리 조기 인하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기 시작했다. 이 총재는 17일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워싱턴DC에서 CNBC(현지언론)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금리 인하를 시작할 자신감을 갖게 된다.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쪽의 중앙은행이 고금리 동결기가 좀 더 장기화될 수 있음을 암시하면서 시장도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상승세를 타던 미국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하락을 거듭하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으며, 2700고지를 넘어섰던 코스피도 현재 2600 아래로 다시 떨어지면서다.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지역 경제 성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대전은 올해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 설치를 기점으로 지역 상장기업의 대폭 확산을 도모하고 있어서다. 불안정한 증시 상황은 신규 상장을 노리는 기업이나 기존 상장사들의 성장에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대전의 중기·상장사들의 근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간 지속하는 고금리로 인해 지역 기업들의 자금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며 "특히 신규 상장사들은 불확실한 금리에 대해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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