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 방송에서 "현재와 같은 상임위 구조라면 법사위원장을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맡는 게 맞고, 운영위 역시 다수당이 책임지는 게 맞다"며 의석수 비율을 고려해 상임위원장을 배분했던 기존 관례가 깨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5선에 성공한 김태년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특정 정당의 의석수가 168석을 넘으면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이 된다"며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민주당이 다 가져가도 국회가 돌아간다고 말했다.
4년 전 21대 국회 개원 초기 민주당은 전반기 원 구성 때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었다. 집권여당이자 다수당인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고수하자 국민의힘이 협상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을 향해 '의회 독재'라는 비판이 일었고 이후 선거에서 연패했다. 민주당은 2021년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 지방선거에서 3연패 했다. 의석수를 앞세운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운영이 독이 됐음을 알 수 있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경우 협치가 사라진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는 21대 국회의 난맥상이 재현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국민이 민주당에 압도적인 의석을 준 것은 행정부 견제와 협치 등 건강한 정치를 복원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대통령을 향해 협치를 주장하는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국민은 항상 권력의 오만과 독선을 심판했다. '국회 권력'이라고 해도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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