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두 차례 이전 계획 뜻을 접은 소진공은 건물 노후화와 비싼 임대료 등을 이유로 들며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밝히며 이전 명분을 강력하게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소진공의 확정 발표에 '원도심 활성화'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소진공은 현재 원도심인 대전 중구 대흥동 대림빌딩에 위치한 본사를 유성구 지족동 KB국민은행 콜센터 건물로 이전한다고 18일 밝혔다. 이전에 대한 직원 투표 결과 80% 이상이 동의했다. 6월까지 사옥 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소진공의 본사 이전 소식은 처음이 아니다. 노후화된 건물과 비싼 임대료, 직원 복지 향상 등을 이유로 이전을 꾸준하게 검토해 왔다. 사옥 이전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이전 시절부터 불거졌다. 당시 소진공도 세종 이전을 검토했으나 2022년 7월 대전시장 출신인 박성효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대전 잔류가 결정됐다. 이후 유성구에 위치한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로 이전을 검토했으나 소상공인을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이 대형 백화점과 5성급 호텔이 있는 현대식 건물로 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무산됐다. 대전시가 대전테크노파크 건물로 입주를 제안했으나 이전 이유인 노후 시설과 직원 복지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며 성사되지 못했다. 두 차례나 이전을 계획하면서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대전시와 정치권, 지역상인 등의 반대에 지속해서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안전 확보와 업무 효율화, 기관 경비 절감 등 철저한 검토로 사옥 이전을 마무리 짓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소진공은 직원들이 바라는 가장 큰 복지가 '청사 이전'이라며 사옥을 이전하는 것을 오래전부터 검토했고,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근무환경 개선을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선 사옥 건립이 불가피하나, 단기간에 예산과 부지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신사옥 임차도 염두에 두고 검토했다는 게 소진공의 설명이다. 소진공은 이전 시 업무면적이 증가하고,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접근성이 33km에서 14km로 향상돼 출장시간도 왕복 2시간에서 40분으로 줄어드는 등의 업무효율이 향상할 것으로 기대했다. 보증금도 기존 10억 2000만 원에서 4억 9000만 원으로 줄어들고, 임차관리비도 17억 5000만 원에서 13억 2000만 원으로 감소한다. 대전을 지원하는 대전충청지역본부와 대전남부센터는 여전히 중구에 있는 점을 들어 해당 지역 지원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소진공 임직원은 출범 이래 생애주기별 맞춤형 소상공인 지원과 전통시장·상권 활성화, 코로나 19로 인한 재난지원금 및 손실보상, 저금리 대출 지원, 올해 전기요금 특별지원까지 우리나라 730만 소상공인과 1800여 곳 전통시장·상점가를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왔다"며 "이번 사옥 이전으로 그동안 고생한 임직원의 근로 환경 개선, 업무효율 확보를 통한 직원 역량 강화는 물론, 복지증진까지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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