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파트 단지의 외벽 도장 하자 모습. 사진=비대위 제공. |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 왕병수)는 17일 중도일보를 통해 "그동안 426세대에 걸쳐 아파트 비리 의혹과 관련한 입주민 감사 요청 동의서를 받았다. 3월 25일 전 세대의 30% 이상 요건을 채워 세종시에 제출했다'"라며 의혹 규명을 촉구했다.
의혹의 화살은 입주자 대표회의와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향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13번 입찰 중 12번 낙찰된 P사와 22억 4727만 8000원의 공사 계약을 했고, 이 업체와 213건의 수의계약으로 5억 7439만 8000원의 공사를 맡겼다는 게 비대위 주장의 핵심이다. 주요 공사 내역은 방수공사와 균열 보수 및 재도장, 보도블록 및 시설물 보수, 데크 부분 교체, 장마철 누수 공사 등이다.
해당 업체가 소방설비 면허를 갖추지 않았음에도 스프링쿨러 공사 109건(1억 5125만 원)을 맡긴 문제도 지적했다.
그럼에도 관리사무소는 이 같은 공사 과정을 문제 삼지 않았고, 2023년 10월 장마 누수공사가 아무 통보 없이 중단됐는데도 자체 배상금 등의 어떤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비대위가 특정 업체에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한 12건 공사 내역. 사진=비대위 제공. |
결국 이 업체가 조경과 전기, 통신, 엘리베이터 등을 제외한 모든 공사를 독식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 내용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들에게 돌아왔다는 얘기다. 한 입주민은 P업체가 4년 간 못 잡은 누수 방지 공사를 새 업체에 맡겨 1시간 만에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또 다른 이웃도 같은 피해를 겪은 사례도 언급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입대의 회장과 감사가 서로 직책을 바꿔가며 임무을 수행하고 있다"라며 "2024년 1월 매주 정례 회의를 통해 입주민 감사 요청 서명 운동을 전개해왔다. 제출 기준인 30%를 넘어서면서, 3월 말 세종시에 감사 요청 동의서 서명지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A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정확한 팩트(사실관계)가 없는 일방적 주장이다. 입찰 내역을 보면, 일반 또는 제한 경쟁 조건 아래 최저가 업체를 선정해왔다. 관리소 입장에선 저렴한 곳으로 결정할 수 밖에 없다"라며 "적격심사를 통해 특정 업체를 준 것도 아니다. 업체의 부실 지적도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다. 세종시가 정확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아파트 비대위가 제출한 서명서를 받았고, 확인 결과 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라며 "공동주택 감사 조례에 따라 4월 중 사전 조사와 감사반 구성, 5월 중 현장 조사를 이어가겠다. 늦어도 6월 중에는 내부 검토를 거쳐 결론과 조치 사항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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