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
총선 승패를 떠나 선거 과정에서 나온 여야가 충청권에 내놓은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민주당이 주도한 입법권력과 여당이 장악한 지방정부가 원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선거 때만 반짝 충청권에 공을 들인 뒤 선거가 끝나면 충청 현안에 눈감는 정치권의 충청홀대론 고질병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선필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초당적 협의가 필요하다"라며 "민생문제, 저출산 고령화 등 근본적 현안에 더 빨리 공감하고 합의할 방안을 찾고 이를 뒷받침할 예산, 입법이 엇박자를 타지 않도록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도 "국가 공모 사업에서도 지역에 힘을 실어 줘야 하고, 공약 달성을 위해 자치단체장과의 협치가 필요하다"라며 "당이 다르더라도 서로 상생하고 협력해 '지역 발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충청 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같은 주문을 했다.
이번 총선 결과 28석이 걸린 충청권에서 민주당이 21석을 차지 각각 6석과 1석을 얻는 데 그친 국민의힘과 새로운미래를 누르고 압승을 거둔 가운데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인 점을 우려한 발언으로 들린다.
입법권력과 지방권력이 대립각을 세울 경우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필수적인 현안입법과 정부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22대 국회에서 세종의사당 및 대통령 제2집무실 조기 건설, 대전 충남 혁신도시 공공기관 제2차 이전, 대전교도소 이전 등 충청권 숙원 사업 해결이 절실한데 지역 정치권과 충청권 시도지사의 유기적인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이다
총선 이후 정치권에서 충청홀대론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지역에 주어진 숙제로 꼽힌다.
그동안 여야는 선거 때만 되면 전통적 캐스팅보터 지역인 충청권 앞다퉈 지도부가 발이 닳도록 찾는 등 공을 들여왔다.
'충청승리=전국승리' 라는 정치권 불문율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선거가 끝나면 충청권에 대한 관심도는 이내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여야가 각각 자신들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과 호남 현안에 힘을 쏟으면서 충청권 현안에 대해선 나몰라라 식으로 뒷전으로 미뤄두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부산가덕도, 달빛철도(대구~광주), TK신공항특별법이 여야의 전폭적 지원으로 신속하게 통과된 것과는 대조적인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충청홀대론 불식을 위해 22대 국회 충청권 당선자들의 역할론을 주문하고 있다.
지역 현안에 대한 강력한 이슈파이팅으로 22대 국회 개원 초부터 지역 현안 관철을 위한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선필 교수는 "그동안 충청권은 캐스팅보트면서 균형자 역할을 했는데 이번 총선에선 충청권 민심이 수도권과 동조됐다는 결과를 보였다"며 "그렇게 된다면 정치에서도 수도권 중심 현상이 심화될 수 있고, 충청권 정체성이 점점 옅어지며 수도권 변두리가 돼 장기적으로 지역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들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
김지윤 기자·한은비 수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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