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대전현충원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억식을 거행했다. 고 김응현 교사의 형 김응삼 씨가 묘비 앞에서 추모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 묘역에 유가족과 시민들이 모여 기억식이 조촐하게 이뤄졌다. 전날까지 비를 내리던 짓궂은 날씨도 이날만큼은 화창하게 개어 준비한 음식을 묘비 앞에 펼쳐놓고 고인을 추억할 수 있었다. 고 김응현 교사의 형 김응삼 씨는 동생을 만나러 청주에서 찾아왔다. 11살 어린 동생이 교사가 되어 공립학교에 배정된 첫해 아이들을 인솔한 수학여행 중에 희생됐다. 어렸을 때는 큰 나이 터울로 자신이 돌봐주던 동생이었으나, 형과 동생이 나란히 교사의 길을 걷고 나중에는 대학원도 함께 다니며 어려운 과제는 오히려 동생에게 도움받아서 헤쳐나갈 정도로 우애가 깊었다.
고 김응현 교사의 형 김응삼 씨는 "참사에서 희생자 한 명은 실은 1명이 아니라 한 가족 전체에 깊은 상처를 만들었다"라며 "오늘은 동생이 좋아하는 음식을 가져왔고, 그때의 참사는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16일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대전현충원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억식을 거행했다. 고 김응현 교사의 형 김응삼 씨가 묘비 앞에서 추모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이날 박범계·조승래·장철민 국회의원과 박정현 22대 총선 국회의원 당선자와 정현우 진보당 대전시당위원장과 김윤기 정의 대전시당 유성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는 추모사를 통해 "온 국민이 지켜보는 중에 침몰한 세월호 안에는 누군가의 자녀이자 이웃이고 부모가 탑승했고, 우리가 그러한 참사의 희생자"라며 "10년 지났어도 변한 게 무엇인지 묻고 싶고,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오늘 기억식에 참석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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