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정 작가 |
유 작가는 "활동가들이 팽목항에 매달 정기적으로 찾아가는데 오가는 동안 '벽'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나'라는 존재가 참사의 희생을 보고도 무엇도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아팠어요 그래서 더 안타까운 벽이 된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에서 '세월호'라는 단어는 오히려 찾아보기 어렵다. 야생동물 로드킬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벽에게 마음을 다하는 일이란 무엇인지 묻는 '벽의 마음'이라는 작품을 포함해 '슬이는 돌아올 거래' 그리고 '우린 그래' 등의 작품이 세월호를 직접 그리지 않고도 독자들에게 희생자와 유족의 슬픔을 기억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2016년 출간한 4·16단원고 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작품에도 참여한 그는 아이들 언어로 들려주는 골령골 그림책 '꽃비 내리는 날'까지 현대사 아픔을 직시한다.
유 작가는 "동화와 시를 읽는 아이들이 상처를 입지 않고 어떻게 하면 세월호 슬픔과 유족의 아픔 마을을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라며 "옆에 있는 것만으로,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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